엔비디아 주가 ‘두 자릿수’ 급등에…반도체 ETF도↑

기사승인 2024-02-23 10: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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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 ‘두 자릿수’ 급등에…반도체 ETF도↑
엔비디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을 내면서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를 지수로 포함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도 덩달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40% 급등한 785.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종가인 675.72달러와 비교하면 하루 새 100달러 이상 치솟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1조9600억달러로 증가해 아마존(1조8130억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7970억 달러)을 제치고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세 배경에는 호실적을 선보인 점이 꼽힌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5% 급증한 221억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 주당순이익도 5.15달러로 769% 폭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매출도 월가 전망치를 8%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엔비디아의 호황에 국내 투자업계도 웃음 짓고 있다. 엔비디아를 지수로 포함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들의 수익률이 덩달아 오름세를 보여서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는 최근 1년 수익률이 58.41%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미국 3대 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에 상장된 종목 중 테크놀로지 업종 기업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한다. 상위 보유종목은 엔비디아(2.82%)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의 수익률은 무려 83.90%에 달한다. 이 상품의 엔비디아 편입비중은 22.10%에 달한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엔비디아를 네 번째로 많이 담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ETF 중 단순 수치로만 봤을 때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담은 ‘ACE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57.33%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엔비디아를 30.07% 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성장주의 ‘자사주매입’까지 생각하면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며 “엔비디아의 자기자본(이익잉여금)이 급속도로 쌓이는 상황인데, 이 경우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기자본을 줄이고 ROE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은 수익성이 약해진 기업의 주가가 한 번 더 달리는 힘으로 작용한다”며 “그것까지 고려하면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 추세로 전환하는 건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