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김연경 우승’ 막고 8년 만의 왕좌 등극 [V리그]

현대건설 3승0패 흥국생명 제압…8년 만의 우승
13년 만의 통합 우승
김연경, 15년 만의 우승 실패

기사승인 2024-04-01 21: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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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김연경 우승’ 막고 8년 만의 왕좌 등극 [V리그]
기뻐하는 양효진. KOVO

현대건설이 코로나 사태로 챔프전을 치르지 못했던 불운을 뚫고 마침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의 우승 도전도 막을 내렸다. 

현대건설은 1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했다.

1⋅2차전 승리로 2승을 챙겼던 현대건설은 13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이뤘다. 현대건설은 2019-20,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챔프전이 열리지 않으면서 우승의 영광을 맛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렸다. 에이스 모마가 38득점을 올리며 승리 주역이 됐다. 양효진도 18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1⋅2차전을 접전 끝에 내준 흥국생명은 3경기마저 헌납하며 0승3패로 무너졌다. 15년 만의 우승을 꿈꿨던 김연경도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23득점을 기록하며 주포로 나섰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연경의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우승 도전도 이렇게 끝났다.

1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기세를 탔다. 모마와 정지윤의 좌우 날개가 강력한 공격을 꽂으면서 6-1로 앞섰다. 흥국생명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11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범실과 김연경, 윌로우의 연속 블로킹으로 10-11까지 쫓았다. 이어 김연경이 감각적인 시간차와 서브 득점을 폭발하며 12-1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흐름에서 레이나와 윌로우가 연속 퀵오픈을 성공했다. 현대건설의 범실도 나오면서 흥국생명이 16-13으로 역전했다. 일격을 맞은 현대건설도 곧바로 위파위와 모마의 오픈을 활용해 19-19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 ‘김연경 우승’ 막고 8년 만의 왕좌 등극 [V리그]
모마. KOVO

이후 1점 차 시소게임에서 김연경이 결정적인 서브를 넣었고, 어렵게 잡은 공격 기회에서 윌로우가 대각 퀵오픈을 터뜨리며 흥국생명이 22-20으로 재역전을 이뤘다. 이후 승기를 잡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그대로 누르고 1세트를 25-22로 승리했다.

1세트와 비슷하게 2세트 시작부터 현대건설이 상대를 압박하며 12-6으로 리드를 잡았다. 양효진, 이다현으로 구성된 미들 블로커와 정지윤, 모마의 좌우 공격진이 흥국생명 수비진을 흔들었다.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건설은 중반까지 16-9로 크게 앞섰다.

흥국생명도 주포 김연경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2세트는 현대건설이 25-17로 챙겼다.

3세트 중반까지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외인 윌로우와 모마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일단 흥국생명이 16점 고지를 먼저 점령했다. 현대건설도 15점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단 1득점을 앞서기 위한 양 팀의 랠리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접전에서 에이스 김연경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18-18에서 결정적인 오픈 공격을 성공한 김연경은 홈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후 김연경은 23-22에서 위력적인 오픈과 감각적인 시간차를 연속으로 폭발했고, 김연경의 활약 덕에 흥국생명은 3세트를 25-23으로 가져왔다.

열기가 고조된 4세트, 흥국생명이 8-5로 앞서며 초반 흐름을 잡았다. 특히 윌로우의 공격이 돋보였다. 윌로우는 깊은 대각, 직선 등 다양한 코스를 사용해 현대건설을 흔들었다. 현대건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 전술에 당한 현대건설은 모마의 공격력을 활용해 10-10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 ‘김연경 우승’ 막고 8년 만의 왕좌 등극 [V리그]
기뻐하는 이다현. KOVO

양 팀은 혈투를 벌이며 1점 차 접전을 펼쳤다. 먼저 현대건설이 양효진의 절묘한 속공을 활용했다. 곧바로 위파위와 양효진의 연속 오픈이 터져 18-15로 앞서갔다. 

위기의 흥국생명에서 다시 김연경이 등장했다. 김연경은 15-18에서 무려 3연속 득점을 작렬하며. 팀에 동점을 선물했다. 각 큰 오픈과 절묘한 시간차가 돋보였다. 

양 선수들 집중력이 하늘을 찌르던 순간, 현대건설이 한 끗 차로 앞섰다. 23-23에서 윌로우의 서브 범실가 나왔고 이때 모마가 강력한 백어택을 터뜨리며 25-23, 현대건설의 승리로 4세트가 끝났다.

운명의 5세트. 현대건설이 양효진과 모마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흐름을 잡았다. 이때 모마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이 8-4로 앞섰다.  

승기를 잡은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더 압박했다. 흥국생명이 타임 아웃을 불러도 현대건설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매치포인트에서 모마가 오픈을 성공하며 현대건설이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3승0패로 챔프전을 완벽하게 끝낸 현대건설은 감격의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두 번 차지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챔프전이 열리지 않은 설움을 이번 우승으로 깨끗이 씻어냈다.

인천=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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