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엑스포 점령한 K팝…日네티즌 “열받아”

재팬 엑스포 점령한 K팝…日네티즌 “열받아”

기사승인 2011-11-17 10:10:01


[쿠키 문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개최된 ‘재팬 엑스포 2011-투어 & 택시스(Japan Expo 2011-Tour & Taxis)’에서 소녀시대와 카라, 빅뱅과 같은 K팝 관련 상품이 대량으로 판매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본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다. 일본 문화를 알리는 행사인데 정작 한국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익사이트’ 등 일본 대중문화 관련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재팬 엑스포는 1999년 프랑스 파리에서 재패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 등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이벤트로 시작했다. 현재는 파리와 마르세유 등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프랑스를 벗어난 다른 유럽 지역에서 엑스포가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익사이트 등은 “엑스포장 안에서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하거나 다양한 공연 관람이 마련되는 등 일본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행사가 있었다”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중심으로 유럽 젊은이들에게 ‘일본 문화’는 하나의 장르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팬 엑스포의 실상은 달랐다. 엑스포장 안에서는 한국어로 된 K팝이 흘렀고 CD판매점이나 상품 판매점은 K팝 상품들로 가득했다.

특히 벨기에 소녀 ‘Fiike89’가 재팬 엑스포 현장을 찍은 유튜브 동영상이 일본 네티즌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뭉개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이 소녀는 재팬 엑스포에서 카라나 소녀시대, 티아라 등 K팝 걸그룹 들의 물건을 구입했다. 또 그녀가 찍은 현장 상품 판매점에는 빅뱅이나 샤이니 등 한국 아이돌 그룹과 관련된 상품들이 즐비했다.

Fiike89는 유튜브 자신의 소개란에서 “몇 해 전부터 J팝 댄스를 따라했지만 이제는 K팝 댄스를 따라하고 있다”며 “‘드림하이’나 ‘시크릿가든’ ‘개인의 취향’ 등 한국 드라마를 엄청 좋아한다. 아시아에 가서 전문 댄서나 모델, 번역가 등을 하며 그곳에서 결혼도 하고 싶다”고 적었다.



Fiike89의 동영상에 일본 네티즌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일본 문화 박람회장인데 한국 가요가 점령해 주인 행세를 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동영상에는 “카라? 안돼. 그들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라거나 “한국인들은 재팬 엑스포를 통해 이득을 얻는군” “왜 한국인들이 재팬 엑스포에 출몰하는 거지? 반일 국가 사람들이면서 일본에 왜 치근덕대는 거냐고. 진짜 역겨워. 한국 창피한 줄 알라고”라는 일본 네티즌들의 분노에 찬 댓글이 이어졌다.

반한(反韓) 네티즌들의 성역으로 일본 내 최대 커뮤니티인 ‘2CH(2채널)’에서도 관련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게 K팝의 힘인가” “J팝이 K팝에 완전 정복당했다” “인터넷 우익들아, 정신 차려. 너희들이 인터넷에서 분기탱천할 때 한국은 차근차근 일본을 잡아먹고 있다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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