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 만진 성추행범이에요” 사진 찍어 고발… 20대 여성 인터넷에 글 올려 갑론을박

“제 몸 만진 성추행범이에요” 사진 찍어 고발… 20대 여성 인터넷에 글 올려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2-07-06 16:20:01

[쿠키 사회] “멀쩡해 보이는 저 사람이 성추행범이에요. 이 버스 이용하시는 분들은 저 사람이 상습범일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20대 여성이 출근길 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자신의 몸에 손을 댄 남성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으로 고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다신 이 버스를 못 타게 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보다 더한 벌을 내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22살이라고 소개한 여성 네티즌 A씨는 5일 저녁 ‘버스에서 잠깐 잘 때도 조심해야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오전 평소처럼 서울 홍대근처에 있는 학원에 가기 위해 S고속버스를 탔다가 수치스러운 일을 경험했다.

A씨는 “승객이 많이 타는 정류장을 지난 뒤 잠이 들었고 가슴에 압박감이 들어 눈을 떴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B씨)이 제 가슴에 손을 두고 있다가 손을 다시 자기 쪽으로 가져간 뒤 자는 척 했다”며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B씨가 제 눈치를 계속 보다 합정역에서 내렸다”고 적었다.

A씨는 “성추행을 직접 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매우 화가 나고 불쾌하다”며 “여성분들은 버스 안에서 졸 수 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B씨를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하차하기 위해 운전석 옆 출입구에 서있던 B씨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B씨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B씨는 180㎝이 넘는 키에 체격이 있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머리가 짧았으며 우산과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며 “아침에 S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여성분들은 오전 8시50분에서 9시 사이 S정류장에서 승차하고 합정역에서 내리고, 이런 인상착의를 한 남성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A씨의 도발적인 글에 네티즌들은 대체로 동조했다. 인터넷에는 “사람들도 많은 버스에서 남의 몸을 만지다니, 다시는 이런 일을 못하게 혼을 내야한다”거나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성추행을 하다니 소름 끼친다”는 식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차라리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 비록 뒷모습이지만 사진과 인상착의를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가 더 가혹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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