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다가와…” 버스 성추행男 사진고발… 인터넷 얼굴 공개 놓고 네티즌 갑론을박

“슬금슬금 다가와…” 버스 성추행男 사진고발… 인터넷 얼굴 공개 놓고 네티즌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2-07-11 17:45:01

[쿠키 사회] 20대 여성이 시내버스 맨 뒷자리에서 자신에게 치근거리던 남성이라며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고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성추행 남성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자”며 사진을 곳곳으로 퍼 날랐지만 일부는 “얼굴을 노출시킨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21세 여성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A씨는 11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서울 OOO번 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할 뻔 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전날 버스의 맨 뒷좌석에 앉았다가 한 남성(B씨)이 치근거리는 바람에 불쾌감을 느꼈다.

A씨는 “B씨가 (5개 좌석이 연결된) 버스 뒷좌석의 오른쪽 끝에 앉아 있었고 가운데 아주머니 세 분이 앉아 계셔서 난 왼쪽 끝에 앉았다”며 “B씨는 아주머니들이 한 분씩 내릴 때마다 조금씩 내 자리로 옮겨 앉았고 결국 마지막 아주머니가 내리자 내 옆으로 밀착해 앉았다”고 적었다.

A씨는 버스에는 맨 뒷좌석뿐 아니라 빈 자리가 여기저기 많았다며 B씨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옆에 붙어 앉은 B씨에게) 인상을 쓰며 ‘뭐야’라고 불쾌함을 표시했는데도 B씨는 아무렇지 않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씩 웃었고, 이윽고 내 다리에 자신의 다리를 밀착한 뒤 비벼댔다”고 설명했다.

B씨의 행동을 참지 못한 A씨는 자리를 옮겼고 버스에서 내리기 전 B씨를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면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스포츠형 머리를 한 B씨가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A씨는 “버스에서 내린 뒤 B씨를 쏘아보자 B씨도 날 쳐다보았다”며 “저런 성추행범이 어떤 동네에선 이웃일텐데, 부디 이 사진을 널리 퍼뜨려 성추행범을 매장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다수는 “성추행범의 사진을 널리 퍼뜨려 다시는 이런 못된 짓을 못하게 하자”거나 “우리 누나나 여동생, 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성추행범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며 A씨를 옹호했다. 이 때문에 유명 커뮤니티마다에는 ‘버스 추행남’이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는 “성추행을 당했다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버스 기사에게 조치를 부탁해야지 저렇게 얼굴 사진을 그대로 인터넷에 올린 행위는 지나치다”는 의견을 달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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