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반전이네” 트위터 대선 후보 여론 지켜보니…

“어? 반전이네” 트위터 대선 후보 여론 지켜보니…

기사승인 2012-12-14 14:44:01

[쿠키 IT]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11월 한 달 동안 트위터상에서 주요 대선 후보와 이들의 정책에 관한 여론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콘텐츠 수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 젊은층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은 만큼 진보 성향 후보가 더 호응을 얻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미디어 분석 전문 연구기관인 미디어컨버전스리서치(MCR)는 SNS 데이터를 측정해 이를 시각화해주는 ‘노드엑셀(NodeXL)’ 소프트웨어로 트위터 여론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트위터 콘텐츠 수 변화

박 후보와 정책에 관한 트위터 콘텐츠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문 후보의 경우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기점으로 트위터 콘텐츠 수가 줄었다. 이 연구에서 콘텐츠란 통계학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트위터 이용자 간 자주 멘션을 주고받거나 리트윗을 하는 등 관계를 형성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연구는 MCR이 지난달 2일부터 30일까지 7차례에 걸쳐 박근혜·문재인 후보와 정책을 키워드로 노드엑셀을 이용해 1000명의 표본을 추리고 그 네트워크(연관 관계)를 분석하며 진행됐다. 연구진은 콘텐츠가 특정 후보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집단으로 묶인 트위터를 일일이 분석했다. 예를 들어 “반값 등록금, 대학생들에게는 좋은 정책이네요”라는 글을 공유했다면 긍정적으로, “반값 등록금은 허울뿐인 거짓말”이라는 글은 부정적 표현으로 분류했다.

연구에서 정책을 키워드로 삼은 이유는 단편적이고 감정적으로 후보를 거론하는 트위터 보다는 후보와 정책을 동시에 거론하는 트위터를 분석하는 것이 여론 분석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1월 2일 박근혜 후보와 정책을 키워드로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표집대상 안에서 999개의 콘텐츠가 생산됐다. 같은 날 문 후보의 경우 박 후보 보다 2배 이상 많은 2030개의 콘텐츠가 포착됐다.

문 후보에 대한 콘텐츠 수는 지난달 23일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 이후 급감했다. 지난달 20일 조사에서 문 후보와 정책에 대한 콘텐츠는 1만2003개로, 8217개 콘텐츠를 생산한 박 후보 보다 많았지만 지난달 26일에는 9415개로, 지난달 28일에는 5166개로 주춤했다. 같은 기간 박 후보의 콘텐츠 수는 8487개(11월 26일), 7981개(11월 28일)로 별다른 부침을 겪지 않았다.

◇트위터 내용 변화

박 후보와 정책에 관한 트위터에서는 긍정적 표현이, 문 후보의 경우 부정적 표현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달 2일 조사에서 문 후보에 대한 콘텐츠 2030개중 중 부정적인 표현은 652개로 32.1%였다. 같은 날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표현도 31.3%로 문 후보와 비슷했다.

문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은 점차 증가했다. 지난달 20일의 경우 문 후보에 대한 1만2003개의 콘텐츠 증 부정적 표현은 9950개(82.8%)였는데, 안 후보 사퇴 이후 100%(11월 26일)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표현은 31.3%(11월 20일)와 10.8%(11월 26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마지막 조사에서는 문 후보에 대한 트위터 콘텐츠 수와 긍정적인 콘텐츠가 크게 증가했다.

MCR 이수영 대표는 “문 후보의 경우 후보 단일화 프레임에 갇히면서 정책과 관련된 사이버 여론전에서 다소 밀린 듯 보인다”며 “박 후보는 정책 발표 때마다 트위터에서 공론화되는 등 결과적으로는 이득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드엑셀(NodeXL)이란

Network Overview, Discovery and Exploration for Excel의 준말이다. 트위터 등 온라인 네트워크상의 행위자들 간 관계를 측정하고 그 결과물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2월 소셜 미디어 연구자 모임인 ‘소셜 미디어 리서치 재단(Social Media Research Foundation)’이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실증 분석해보자는 취지로 개발해 첫 선을 보였다. 무료 오픈 소스 형태여서 지금도 약 3주마다 새 버전이 업데이트된다.

노드엑셀을 이용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트위터 여론의 흐름을 시점별로 관찰하고 이를 수평으로 펼쳐 볼 수 있다. 노드엑셀은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의 실체를 매력적인 그림으로 보여주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를 노드엑셀에 치고 돌리면 전 세계 네트워크 단면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단면도를 어떻게 분석해내느냐는 연구자들의 몫이다. 국내에서는 대학과 미디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노드엑셀을 이용한 연구가 점차 늘고 있다.

MCR 책임연구원인 윤기웅 부교수(미 볼링그린 주립대)는 “누군가 특정 후보에 대한 악담을 퍼붓는다고 해도 이는 일방적인 데이터이므로 노드엑셀 상에서는 의미 있는 데이터로 잡히지 않는다”며 “관계를 중시하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트위터 여론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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