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심자가 비행기 타고 중국에~”… 뻥 뚫린 방역망 어쩌다가

“메르스 의심자가 비행기 타고 중국에~”… 뻥 뚫린 방역망 어쩌다가

기사승인 2015-05-28 15:00:55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국내 첫 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자가 격리 대상으로 지정되지도 않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한 일이 알려지면서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보면 국내 세 번째 메르스 환자 C(76)씨의 아들인 K(44)씨는 16일 당시 ⓑ병원 2인실에서 아버지를 4시간가량 문병했다. 해당 병실에는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인 A(68)씨도 함께 입원해 있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그를 ‘밀접접촉자’로 분류하지 않았고 자가 격리 대상에도 넣지 않았다.

K씨는 질병관리본부의 관리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고열(38.6도)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데도 중국 출장을 강행했다.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체계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K씨는 그동안 직장에 출근하고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으며 비좁은 비행기에 탑승했다.

뒤늦게 K씨가 메르스 밀접 접촉자임을 확인한 질병관리본부는 K씨의 부인, K씨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의료진 10명, 직장 동료 180명 중 밀접접촉자, 항공기에서 K씨 좌·우·앞·뒤 각 3열 사이에 앉았던 승객들을 찾아 추가 전파 막기에 나섰다.

1명을 놓친 탓에 수백 명에 가까운 감염 의심자를 더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에 대한 무한 책임은 방역 당국에 있는 만큼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이 당국의 방역에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는 이상 완벽한 방역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K씨는 아버지와 누나가 메르스 감염자로 확진을 받았는데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25일 한 병원 응급실에 동행한 K씨의 부인이 이 사실을 의료진에게 밝히고서야 그가 메르스 의심자임이 알려졌다.

K씨를 진료한 응급실 의료진도 문제다. K씨를 진료한 지 이틀이 지나서야 보건 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이미 K씨가 중국에 도착한 뒤였다.

최평균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법권이 없는 질병관리본부는 결국 조사를 받는 사람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조사 대상자들이 사실을 모두 밝히지 않거나 거짓을 말하면 방역 당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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