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휴업해야 돼, 말아야 돼”… ‘메르스 휴업’ 교육부-복지부 엇박자

[메르스 확산] “휴업해야 돼, 말아야 돼”… ‘메르스 휴업’ 교육부-복지부 엇박자

기사승인 2015-06-03 17:51:55
"황우여 “휴업 적극 검토” vs 복지부 “휴업 의학적으로 옳지 않아”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불안으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 일선 학교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주장이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예방적 차원에서 학교장이 휴업을 결정하도록 조치하겠다며 휴업에 긍정적 입장인 반면, 보건복지부는 휴업은 의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휴업 학교가 발생한 서울·경기·충남·충북 교육감과 메르스 대책회의를 열었다.

황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보건당국은 현재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교육부에 알려왔지만, 학교는 학생이 모여 있는 곳이고 학생의 생명과 건강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만큼 ‘경계’ 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휴교나 휴업은 ‘경계’ 단계에서 작동하는 방안이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감염병 위기대응 매뉴얼’을 보면 위기경보가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개 수준에 따라 대응조치에 차이가 있다.

주의에 해당하면 교육청, 대학 등의 대응태세 점검과 학생·교직원 대상 예방교육 등의 조치를 취하고, 경계 단계에서 휴업·휴교를 포함한 환자관리 및 확산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황 부총리의 발언은 전국적으로 휴업 학교가 속출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표된 복지부 입장은 달랐다.

권죽욱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선에서 일부러 학교를 휴업하는 일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의학적으로’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사회·교육 부처를 총괄하는 황 부총리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역시 “메르스는 전염률이 낮고 학교와 메르스가 무관하다”며 휴교 조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황 부총리 입장을 따라야 할지, 아니면 복지부를 믿고 휴업을 하지 말아야 할지 헷갈리기 충분한 상황인 셈이다.

이처럼 메르스 대응을 놓고 관계부처 간 조율에 엇박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 대행 주재로 메르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지만 교육부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학생들의 야외활동, 자제나 휴교에 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오늘 교육부가 참석하지 않았다. 교육부와 상의하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감염병에 매우 예민한 곳이라는 점에서 교육부 관계자가 회의에 불참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교육부와 복지부가 학교 휴업을 두고 대국민 소통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러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럴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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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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