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그리스 채권단인 ‘트로이카’, 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원하는 것은 그리스의 현 좌파 성향 정권 퇴진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컴럼비아대 교수는 29일(현지시간) 기고전문 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게재한 ‘그리스 민주주의에 대한 유럽의 공격’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가 지난 1월 구성될 때 ‘긴축 반대’를 내세웠던 점을 거론하며 “만약 그리스 정부가 공약에 충실하려 했다면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했겠지만, 그리스가 부채 문제를 다시 고민하는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에 2018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재정적자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이를 가혹하다고 보고 있다”며 “지난 5년간 그리스 GDP(국내총생산)가 25% 축소되고 그리스의 청년 실업률이 60%를 넘게 된 데 대해 ‘트로이카’가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일은 놀랍다”고 비난했다.
그리스가 채권단으로부터 그동안 받은 자금에 대해서도 스티글리츠 교수는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을 비롯한 민간 채권단의 돈을 갚는 데 들어갔고, 실제 그리스로 유입된 돈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많은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그동안 여러 선진국에서 불평등을 키워 온 형태의 정책들에 대해 그리스 정부가 반대하는 현상, 그리고 고삐 풀린 금권을 통제하려는 현상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며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와의 마찰이 돈과 경제보다는 권력과 민주주의에 관한 본질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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