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8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대낮에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던 4세 여아를 참수한 사건이 일어나 대만 사회가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29일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사건 직후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애통하다”며 즉각 사회안전망 강화를 지시했고, 집권 여당인 국민당의 훙슈주(洪秀柱) 신임 주석은 “이래도 사형제 폐지 주장을 계속하겠느냐”며 사형제 존폐 논란에 불을 붙였다.
피해자 류(劉·4세)모양이 살해된 현장에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이 쌓여가고 있다.
범인 왕징위(王景玉·33)는 1983년 생으로 마약 전과가 있으며, 이와 관련한 입원 기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왕징위가 정신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그의 집에선 평범하지 않은 내용들이 담긴 증거가 발견됐다.
대만 중앙통신은 경찰이 왕징위의 집에서 ‘반공반러’ ‘혈통을 잇는 쓰촨 여자 구함’ ‘강간 살해’ 등의 문구가 적힌 수첩 29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왕징위는 수첩에 자신을 ‘황제’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징위의 아버지는 아들의 이번 살인에 대해 비뚤어진 신앙과 관련있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쯤 타이베이 시내의 한 초등학교 근처 골목길에서 올해 4세인 류모양이 왕징위가 갑자기 나타나 휘두른 흉기에 목을 맞아 살해됐다.
류 양은 당시 어머니와 함께 외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류 양의 어머니는 류 양의 동생이 타고 있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고, 류 양은 어머니와 약 1m 떨어진 옆에서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었다.
환구시보는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류 양과 어머니가 같이 골목 어귀를 지나던 순간 한 남자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흉기로 (류 양의 목을) 내리쳤다”고 전했다.
왕징위는 주변에서 사건을 본 시민 3명에 의해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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