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의 야권연대 신경전이 좀처럼 끝날 기미 없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 멈추지 않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인천 계양구의 한 유세현장에서 “국민의당은 절대로 종북세력이 아니다”는 말로 대놓고 국민의당을 두둔했다.
김 대표는 “(야권연대를 제안한)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는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며, “선거 시즌만 되면 단일화를 논의하는데, 이는 운동권이 발톱을 감추는 주특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총선 경쟁상대인 국민의당을 두둔한 것은 진정성 여부에서 의문을 갖게 한다. 근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권연대가 성사될 시 새누리당이 다소 불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국민의당을 이용해 야권분열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를 두둔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새누리당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야권연대? 야권야합?’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내용은 “새누리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응원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념으로 새정치 실현해 내시기를 기원합니다”다. 이는 안 대표가 종전 주장해온 ‘야권통합 불가론’을 적극 지지하는 발언이다.
또한 새누리당 페이지는 ‘안철수, 당대당 연대 불가 강조 ‘노원병’서도 정면돌파‘란 제목의 JTBC 뉴스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앞서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와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에도 “연대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새누리당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리고 직후 “새누리당 새페지기가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해당 게시글은 삭제하였습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바로 밑 해시태그(Hash Tags)로 #업무과다 #피아식별안됨 등을 달며 사과보다는 조롱의 여운을 남겼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제스처에 안 대표도 발끈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장난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또한 공식석상에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저급하고 치졸한 선거 전략”이라며, “덩칫값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치 역학 구도를 유머로 표현한 것”이라는 뒤늦은 해명을 내놓았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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