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헐리우드 아카데미상 주최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주요 수상 후보가 시상식에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는 29일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의 기사를 인용해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이하 아카데미)가 “전 세계 영화감독들을 후원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지하는 단체로서 우리는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과 ‘세일즈맨’ 출연진·제작진이 그들의 종교 혹은 출생국가를 이유로 입국 금지될 수 있다는 데 극도로 곤란함을 느낀다”고 전했음을 보도했다.

파르하디 감독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2년 이란 영화 사상 최초 아카데미상 외국어상을 받았다. 그의 신작 ‘세일즈맨’은 지난해 5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았으며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파르하디 감독은 이번 시상식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미이란계미국인위원회(NIAC)의 트리파 파르시 회장은 지난 27일 SNS를 통해 파르하디 감독이 이번 조치로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세일즈맨’의 주연 배우인 이란의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정책을 이유로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할리우드 곳곳에서는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중동·북아프리카 국가 국민의 입국을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세계에 있는 우리 무슬림 이웃들에게, 나와 다른 수천만 명 사람들은 대단히 미안한 마음이다. 미국인 다수가 이 사람(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배우 겸 감독 롭 라이너도 SNS에 “거짓말쟁이,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자, 바보, 유치한 사람, 나르시스트에 이어 이번 무슬림 금지로 인정머리 없는, 악랄한 사람이란 말을 레퍼토리에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비난했다.

배우 케리 워싱턴은 SNS에 “무슬림 금지로 속이 메슥거린다”며 “미국이 난민을 거부한 끔찍한 역사를 봐라”라며 과거 나치를 피해 도피했지만 미국 입국이 금지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계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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