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뻔한 것이 매력' 영화 '그래, 가족'

[쿡리뷰] '뻔한 것이 매력' 영화 '그래, 가족'

기사승인 2017-02-08 13:53:41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뻔한 것이 매력이다”

배우 이요원이 밝힌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의 강점이다. 이요원은 지난 7일 열린 ‘그래, 가족’ 언론시사회에서 다른 가족영화와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하고 “특별한 사건이나 상황 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 가족’은 어디에선가 봤을 법한 설정과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모른 척 살아오던 오성호(정민식), 수경(이요원), 주미(이솜) 삼 남매에게 어느 날 막내 동생 오낙(정준원)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후 장례식장에 그 동안 존재도 모르고 있었던 동생이 등장한다. 살기 바쁜 세 남매는 서로 오낙을 떠넘기기 급급하다. 그 중 낙에게 가장 적대적인 수경이 성호의 계략으로 낙을 맡게 된다. 수경은 낙을 짐처럼 여기지만, 곧 그가 자신의 일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낙을 이용해 취재 작전을 펼친다.

낙은 세 남매 사이에서 어떻게든 가족이 돼보려 애쓰지만 쉽지 만은 않다. 장남인 성호는 사기를 당하기 일쑤고 둘째 수경은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일에 매달릴 정도로 억척스럽게 일하지만, 뒷배가 없어 특파원 자리에 물을 먹는다. 셋째 주미는 이렇다 할 능력 없이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모두의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고 영화는 이를 현실감 있게 풀어간다. 이들에게 곤궁한 현실을 물려준 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다.

‘애 어른’인 낙은 자신을 짐처럼 여기는 세 남매 사이에서 씩씩하고 꿋꿋하게 연결고리 역할을 해낸다. 세 남매의 캐릭터가 현실감이 넘친다면 낙은 보다 전형적이면서 동화 같은 구석이 있다.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아버지가 물려준 마지막 짐은 결국 동화 같은 화합의 선물이 된다.

순수하고 속 깊은 오낙 역할을 맡은 정준원은 영화의 중심축이다. 영화 ‘오빠 생각’(감독 이한)에서 정준원을 보고 오낙 역으로 낙점한 마대윤 감독은 “시나리오를 정준원에 맞춰 각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준원은 때로는 아이 같고 어른스러운 오낙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요원도 호연을 펼쳤다. 정만식과 이솜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인 대사의 질감과 네 사람의 조화로운 연기는 ‘그래, 가족’의 장점 중 하나다. 더불어 이 영화는 마지막에 눈물샘을 자극하려 억지스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매 순간을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표현하려 노력한 영화인만큼, 결말도 앞뒤 없이 끓는점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하지만, 낙의 탄생을 둘러싼 작위적 설정과 가족 간 갈등의 봉합 과정이 관객에게 온전히 와 닿을지는 의문이다.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을 통해 관객을 이해시키고자 하지만, 많은 사연과 이야기들이 어색하고 안일하게 마무리 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12세 관람가. 오는 15일 개봉.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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