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이 앞서 공언했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기구 분리가 김판곤(48) 전 홍콩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이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신설된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겸 부회장에 김판곤 전 홍콩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아울러 공석이었던 미래전략기획단장에 유대우 이사를, 소통실장에는 김성남 화성FC 감독을 선임했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남녀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관리, 지원하는 분과위원회다. 해당 대표팀의 감독 선임과 해임 권한도 함께 갖는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과 여자 아시안컵,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둔 각 대표팀의 전력 강화는 물론, 2020년 도쿄 올림픽 감독 선임 등이 당장 주어진 과제다.
김판곤 위원장은 마산창신고와 호남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초중반 울산과 전북에서 프로 선수로 뛰었다. 2000년에 홍콩으로 건너가 4년동안 현지 클럽팀에서 선수와 감독을 병행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부산아이파크에서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2011년에는 경남FC 의 수석코치를 맡은 바 있다. 2012년부터 홍콩의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을 지휘하면서 기술위원장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홍콩대표팀을 이끌고 각종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 ‘홍콩의 히딩크’로 불렸다. 보좌할 분과위원들은 김판곤 위원장과 협회가 논의해 추후 위촉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김판곤 위원장 선임에 대해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행정 업무에 필요한 자질은 충분히 검증된 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가대표 선수를 경험하지 않은 축구인들도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2018년도 대한축구협회 예산 975억 2024만원을 의결했다. 2017년 결산액 778억원에 비해 약 25%가 늘어난 액수다. 또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통과에 따른 선수단 포상금을 총액 25억 범위내에서 지급하기로 결의하고 선수별 세부 등급 기준은 추후 신태용 감독과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