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단일팀에 합의하면서 대표팀에서 최종 탈락한 이민지(26) 선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민지는 20일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제가 목소리를 내볼까 한다”고 운을 뗀 장문의 글을 통해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속해있던 13년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선수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여자 아이스하키를 생각해주시는 많은 분의 도움과 응원 속에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운동했다”면서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꾸며 땀 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게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단일팀에는 남한 선수 23명, 북한 선수 12명로 총 35명이 팀을 구성하게 됐다. 북한 선수 12명은 함께 훈련하지만 경기에 뛰는 건 3명뿐이다.
그는 올림픽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어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당사자이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회상하며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일팀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던 우리 목표를 위해 집중하고 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었다.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민지는 “나의 팀은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고 거기에 속한 동료로서 언니와 동생들을 끝까지 응원하겠다”면서 “상황이 안 좋아서 오해하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매듭 지었다.
이민지는 비슷한 시기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선수들도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고, 오히려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방송 장면을 캡쳐해 올리기도 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