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 중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이 보탬이 될 수 있다. 원철순, 정수현, 김향미, 박선영, 김농금 등이 해당된다”
지난 16일 세라 머리(30) 여자 아이스하키 총 감독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서 파생되는 경기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보기 좋게 깨졌다.
25일 오전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은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 수속을 마친 뒤 곧장 버스를 타고 훈련장인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으로 향했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선수 12명에 박철호 감독, 지원인력 2명 등 15명으로 구성돼있다. 정부는 황충금과 황설경의 영문 이름을 황용금과 황선경으로 오역해 발표했으나 몇 시간 후 내용을 수정해 재공개했다.
얼굴을 드러낸 선수는 김은정(26), 려송희(24), 김향미(23), 황충금(23), 정수현(22), 최은경(24), 황설경(21), 진옥(28), 김은향(26), 리봄(23), 최정희(27), 류수정(23)이다. 12명 모두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앞서 머리 감독이 언급한 선수 중 12명 명단에 포함된 건 정수현과 김향미 뿐이다. 정수현과 김은향은 지난 4월 대회에서 4골 3도움을 합작하며 활약한 바 있다. 이 둘의 경우 이번 남북 단일팀에서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공격수다.
그러나 그 외 멤버는 다소 의아함이 남는다. 북한 선수 중 골리와 수비수 각각 1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이 모두 20대의 젊은 공격수다. 4라인을 북한의 수비적인 선수로 채워 넣으려 했던 머리 감독의 생각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는 선수 구성이다.
당초 머리 감독은 바디체킹에 능한 북한 선수를 주로 뽑을 생각이었다. 그를 위해선 피지컬이 최우선 기준이다. 그러나 공격수 일색인 북한의 엔트리를 보면 북한이 처음부터 수비수를 합류시킬 생각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엔트리 구성을 위해 남북이 전혀 소통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머리 감독의 시름이 깊어졌다. 이번 주 북한 선수만 따로 훈련을 진행해 기량을 파악할 계획이었던 머리 감독이지만 어쩌면 전반적인 전술을 뜯어 고쳐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다음주쯤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 훈련에 들어가야 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