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자 “하늘도 억울함을 안다…짜고 치는 고스톱”

박근혜 지지자 “하늘도 억울함을 안다…짜고 치는 고스톱”

기사승인 2018-04-06 17:13:01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지지자들이 집결해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1심 재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경찰은 충돌을 대비해 법원 내외부와 강남역 일대 등에 30중대 규모 2500명을 투입시켰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대규모 행진을 진행했다. 법원 후문에는 한 여성이 ‘재판부가 방송국이냐, 끝없는 인민재판’이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세워놓고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오늘 날씨가 왜 이렇겠느냐”며 “하늘도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을 안다”고 외쳤다.

대한애국당 산하 ‘천만인 무죄 석방운동본부’(운동본부)를 비롯한 ‘박전대통령바라기들’ ‘박사모애국지지자모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구명총연합’ 등 친박(親박근혜) 보수단체들은 법원 인근에서 제50차 태극기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서석구 변호사, 신동욱 공화당 총재 등 보수 인사들도 참석했다.

김태규 운동본부 대표는 “거짓 촛불 검찰과 사법부가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무죄”라고 연설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국회가 반역의 아지트가 됐다”며 “대한민국 법원들이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집회 참가를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김정태(63)씨는 “재판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단지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씨 옆에서 태극기를 흔들던 박영수(72)씨는 “우리 덕 보자고 하는 것 아니다”라며 “내 자식, 젊은 사람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 일부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법원 인근 빌딩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해당 빌딩의 경비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비원이 출입을 저지하자, 한 여성은 “왜 못 들어오게 하느냐”며 “나라를 위한 일인데 넘어가자”고 소리치기도 했다.

빌딩 안에서 휴식을 취하던 이세규(57)씨는 “최순실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수 내에 분탕질하는 사람이 있어, 박 전 대통령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오늘 재판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밝혔다. 

집회 열기가 과열되면서 참가자들은 경찰 병력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법원으로 향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오열하는 지지자들이 등장했다. 거리에서 울부짖던 한 여성은 “우리의 주군을 적군에게 잠시 빼앗긴 것”이라며 이날 선고를 내린 김세윤 부장판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눈물을 흘리던 지지자들은 박 대통령의 무죄를 외치면서 자리를 떠났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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