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1년] 일자리 문제에 전력 다했지만…“1년 전과 다르지 않다”

[문재인정부1년] 일자리 문제에 전력 다했지만…“1년 전과 다르지 않다”

기사승인 2018-05-10 01:00:00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일자리 문제에 전력을 다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 중 18조285억원을 일자리 사업에 편성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은 19조23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정부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 근로시간 감축 등을 내세웠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장민생 부문과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각각 3만5000명, 1만8000명의 공무원이 신규 증원됐다. 지난달 기준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5000명 중 10만7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3월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4% 증가했다. 이는 17년 만에 최고치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고용한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는 “1년 전과 바뀐 점이 없다. 공무원 자리 늘리는 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이 실업률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교 휴학 중인 한모(22)씨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아르바이트도 구하기가 어렵다”면서 “일자리를 구해도 시급 오른 만큼 물가가 올라서 소용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학가에서는 학년을 가리지 않고 취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졸업은 앞둔 대학생 정모(26)씨 “청년실업률이 역대최고치라는 기사를 봤다”며 “졸업유예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이모(21)씨는 “취업문이 좁아지다 보니 1학년부터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공채에서 줄줄이 탈락했다는 이모(28)씨는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눈 낮추라 하지만 아무 곳이나 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동안 공부한 것이 아깝다”고 밝혔다. 단순히 일자리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공무원 증원을 통해 취업난을 해소하겠다는 정책에는 평가가 엇갈렸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차모(29)씨는 “어설프게 일자리 정책 펼치는 것보다는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있어서 좋다”며 “국민수에 비해 공무원 숫자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호공무원을 준비하는 전모(29)씨는 “복지 분야는 공무원이 정말 부족하다”며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복지 인력을 늘려 국민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고시낭인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년 동안 공무원을 준비했다는 한모(29)씨는 “인원 늘리면 응시생수가 많아져서 오히려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 “장수생들도 쉽게 포기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격 못하면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고 언급했다. 공무원 준비를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왔다는 정모(27)씨는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비 문제를 겪는 준비생들이 많다”며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무원을 늘리는 등의 단편적인 정책보다는 국가와 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청와대가 이끄는 것도 좋지만 각 부처의 장관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도훈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자리를 늘린다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의 기를 죽였다”면서 “중소벤처를 지원한다더니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등 엇박자 정책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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