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홈퍼니싱에 인테리어까지 '리빙 원스톱 기업' 실현될까

현대백화점그룹, 홈퍼니싱에 인테리어까지 '리빙 원스톱 기업' 실현될까

한화L&C와 가격 협상 중…건자재 품고 종합 인테리어 회사로 발돋움 예상

기사승인 2018-08-18 01:00:00


현대백화점이 가구업체 리바트에 이어 인테리어업체 한화L&C의 인수를 검토 중이다. 만약 성사된다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샘을 넘어 가구·건자재·인테리어를 망라한 리빙기업으로 통합 1위에 오르게 되어 주목된다. 

지난 16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한화 L&C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인 한화L&C는 인조대리석, 창호, 바닥재 등 건축자재를 주로 생산해오다 최근에는 벽지와 가구, 매트리스 시장까지 그 규모를 넓혀 가고 있다.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였던 이 회사는 2014년 물적분할 뒤 모건스탠리에 3000억원에 인수된 바 있다. 건자재 기업 '빅3'으로 LG하우시스와 KCC, 한화L&C가 꼽혀올 만큼 덩치가 큰 편이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L&C의 모회사인 모건스탠리와 한창 가격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한화L&C가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인수될 경우 현대리바트, 리바트키친 등 가구·시공 부문에서 그 규모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리바트는 자사의 건자재 유통계열사인 현대H&S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한화L&C 인수를 마무리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건자재 부문에 있어 현대H&S의 매출(2016년 기준 5275억원)에 한화L&C(2017년 기준 1조 636억원)을 더하게 된다. 

현재 건자재 기업으로 손꼽히는 LG하우시스의 건축자재부문 2017년 매출액은 2조1740억원, KCC의 건축자재부문 매출액은 1조5784억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현대H&S와 한화 L&C의 매출을 단순 합산해보면 건자재 기업으로 2위인 KCC의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또 건자재뿐 아니라 가구·인테리어 부문을 모두 함께 합치면 현재 가구업체 2위인 현대백화점의 리바트가 1위인 한샘을 뛰어넘는 덩치를 갖게 된다. 현대리바트가 지난해 인테리어 부문에서 1조4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한화L&C와 합치면 한샘(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샘도 최근 붙박이 가구는 물론 인테리어 시공도 해주는 한샘 키친과 한샘 인테리어를 키우는 등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다만 한샘도 건자재 부문은 이들 건자재 기업에 납품을 받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리바트가 건자재 부문을 품는다면 자재 구입부터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져 금액적인 이점을 가져갈 수 있으리라고 보인다. 

여기에 주로 B2B를 기반으로 하는 한화L&C가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현대H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면 지금까지보다도 소비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B2C 기업으로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이 필요한 이들이 바로바로 주문하고 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홈인테리어 시장은 2010년 19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편안하고 안락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키친이나 욕실, 거실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면서 점차 시장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미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업계 2위로 발돋움했다. 2016년에는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의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맺고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한화L&C까지 인수하면 홈퍼니싱과 홈인테리어까지 리빙 분야의 절대 강자가 될 예정이다. 

다만 고 정주영 회장의 동생 정상영 명예회장이 창업한 KCC와 맞붙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이색적이다. 현대 계열이 현대 계열과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현대백화점이나 현대리바트가 아닌 현대홈쇼핑이 인수 타진 주체가 되는 것은 업계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지만, 명실상부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부담감을 덜고 접근성이 좋은 PB의 형태로 B2C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홈쇼핑 측은 인수 추진 배경에 대해 "최근 홈쇼핑 시장에서의 인테리어 리모델링 상품의 매출 규모가 급성장 중에 있으며, 현대홈쇼핑에서만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인테리어 리모델링 PB 론칭 등 리빙 부문 경쟁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으리라 판단돼 인수 추진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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