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관 임명 두고 ‘제2 미투’ 촉발?

미 연방대법관 임명 두고 ‘제2 미투’ 촉발?

기사승인 2018-09-24 00:3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 브렛 캐버노를 향한 성폭행 미수의혹으로 미국사회를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두둔했지만 오히려 의혹에 불을 지피는 격이 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미투’ 운동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인다고 봤다.

앞서 크리스틴 포드 미 팰로앨토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twitter)에서 캐버노 후보가 어린시절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포드 교수를 겨냥한 거짓폭로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 박사에 대한 폭력이 그의 주장처럼 심각했다면 본인이나 부모가 사법당국에 즉각 고소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성폭행 미수주장은 캐버노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공세라는 주장했다.

이에 공화당원을 포함한 여성 수천명이 인터넷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폭행 미수주장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AFP통신이 22일(현지시간) ‘왜 나는 신고하지 않았나(#WhyIDidntReport)’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성폭력 피해를 곧바로 알릴 수 없었던 사연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알렸다.

미시간 주지사에 도전한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 후보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위터에서 “18살이었고 두려웠으니 신고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나는 누군가의 폭력적인 범죄행위에 의해 규정되고 싶지 않았다”는 뜻을 전했다.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고 밝힌 앤디 호이트도 “나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으려고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남자친구가 나를 다르게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냥 그 일이 지나가기를 바랐고, 부끄러웠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자의 주장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 사회연결망 상에서 지난해 일었던 미투 운동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분노의 물결을 일으켰다”고 분석하며 미국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포드 교수의 여고 동문 1200여명은 그를 지지하는 공개편지에 서명하고,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포드교수 경호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클라우드 펀딩 모금행사를 시작했다. 모금액은 행사 사흘 만에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 가량이 모였다.

한편, AFP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반대한 ‘여성들의 행진(Thw Women's March)’ 시위 주최와 여성단체들이 의혹이 제기되기 전부터 캐버노 후보의 인준 청문회 무산을 위한 항의시위를 조직해왔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 사태가 캐버노 후보가 피력해온 낙태와 피임에 대한 보수적 견해와 무관하지 않다고도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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