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열린 국회 복지위… 한국당 불참에 1시간 만에 파행

두 달 만에 열린 국회 복지위… 한국당 불참에 1시간 만에 파행

“복지위에 여야 없어” 한국당 복귀 성토 줄이어… 기동민 26~28 법안소위 개최 예고

기사승인 2019-06-21 12:52:38

두 달여 만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회했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불참으로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21일 오전 10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이 위치한 국회 본관 6층. 모처럼 열린 상임위를 취재코자 적잖은 취재진이 몰렸지만, 이명수 위원장을 제외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개회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소속 복지위원만으로 회의는 진행됐다. 그러나 피감기관인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 당국자가 없는 가운데 진행된 회의는 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회의를 주재한 이명수 위원장(자유한국당)은 여야4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귀 요구에 대해 “어느 때보다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여야 노력을 통한 상임위 정상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민주당 “복지위, 정쟁서 자유로웠는데”… 국회정상화 협의 과정 한국당 행태 비판도 

우선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복지위만큼은 정쟁에서 자유로워야 하는데 정치적 사유로 위원회가 반토막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7월부터 시행될 장애인 등급제 폐지, 인보사 케이주 사태, 정신질환자 과제, 낙태죄, 국민연금 개혁 등 시급한 현안이 쌓여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추경심사안도 복지위가 다뤄야 할 민생사안이다. 현재 복지위에는 1340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고 200여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임기 10달밖에 안 남았는데 언제까지 국회를 공전으로 끌고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한국당의 민주당 사과 요구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패스트트랙은 국회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폭력을 쓴 것은 한국당이기 때문에 한국당이 사과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그간 국회 정상화를 위해 협상을 벌여왔지만, 한국당은 합의에 다다를 때마다 새 조건을 내밀며 협상을 무력화시켰다”고 비판하며 ‘조건없는’ 복귀를 요청했다. 

남인순 의원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사과 및 경제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정상화를 하기 싫다는 모습이다. 국민들이 국회의원 소환제 및 세를 반납하라고 요구한다. 추가경정 예산안은 58일째 침몰하고 있다. 당면한 현안들을 언제까지 나 몰라라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오제세 의원은 “국회 의사일정 자체를 거부하고 보이콧하는 것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 과거 정치권은 국회를 여는 것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았지만, 이러한 잘못이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국회를 열지 않는 행태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희 의원도 한국당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어떻게 국회가 이 지경까지 갔느냐.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간 제출된 법안이 2만 건 가량 되고 15000건이 남아있다. 지금도 의원들은 계속 법안을 제출하고 있지만 국회는 문을 닫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국회는 입법과 예산, 정부가 잘하고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따져야 한다. 야당의 역할은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견인하는 것으로, 패스트트랙 저지한다고 동물국회 만든 야당이 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것은 헌정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맹성규 의원은 “지역에서 국회가 무기력하다고 비판한다. 국민들이 필요한 법안이나 예산을  국회가 논의해 제시해야 한다. 법안은 쌓이고 있고 복지 분야 3500억 원의 예산 논의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위원장은 실질적 논의의 장이 열리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일규 의원 역시 “반쪽짜리 국회로 전락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복지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한다. 싸울 땐 싸워도 국회를 굶기면 안 된다. 국회를 굶기면 국민이 굶고,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해 한국당의 복귀를 거듭 요구했다.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한 목소리로 한국당 복지위 참석 요구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은 “국회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양당을 오가며 이견을 조율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다. 이제 명분 싸움은 그만두고 일해야 한다. 적어도 복지위 법안소위에는 참여해 법안 처리라도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한국당은 말로만 민생 경제 외치지 말고 어서 국회로 돌아오라”며 “여당도 책임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들은 국회 파행에 피로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는 장정숙 의원도 한국당에 대한 강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장 의원은 “(한국당 불참으로) 오늘 회의는 안건조차 정하지 못한 채 정상적 운영이 어렵게 됐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한국당의 귀에는 국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느냐.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한국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말로만 민생을 말하지 말고, 이제 정말 민생 문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윤 의원은 “그나마 복지위는 위원장이 회의를 개회한 것에 감사하지만, 상임위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 의원들은 빨리 참여해야 한다. 건강, 생명, 복지 영역은 진정한 민생이다. 인보사 사태에 대해 온 국민이 난리다. 복지위가 사안을 정확히 따져 대책을 내놓는 것이 복지위원들의 책무다. 한국당 의원들의 출석 및 법안과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위원장이 설득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26~28일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시급한 법안의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동민 의원은 “한국당은 거부했고, 심의 안건에는 민감한 쟁점 법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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