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해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해 몇 점을 매길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주요추진 경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케어의 시작은 2017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라는 슬로건 하에 새로 출범한 정부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한편, 노인·아동·여성·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의료비를 낮추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2년. 복지부는 보장성 확대를 통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낮아졌다고 말한다. 약 3600만 명이 보장성 대책을 통해 약 2조2000억 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의료취약계층의 본인 부담률이 기존 10~20%였던 것에서 5%로 줄어 환자 본인이 부담하던 의료비 약 8000억 원이 줄었다. 또 환자가 전액 본인이 부담하던 의학적 비급여 진료·검사 등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 약 1조4000억 원의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지난해 4월 정부는 간염·간경화·지방간·췌장염 등 상복부 초음파에 대한 건보 적용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기존 16만 원이었던 환자 부담은 6만 원으로 감소했다. 10월에는 뇌·뇌혈관 MRI 검사의 급여화로 66만 원이었던 환자 자부담은 18만 원으로 경감됐다.
이와 함께 항암제·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제 421개 항목의 급여화도 계속 추진됐다. 이를 위해 항암제 지출은 41%를, 희귀질환 치료제는 81% 지출을 늘렸다. 급여화 이후 중증질환자의 약값 부담은 상당부분 경감됐다. 예를 들어 환자 한 명당 일 년에 약 3억 원~6억 원이 소요됐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 주사제는 본인 부담 상한제 적용으로 약 580만 원 미만으로 경감됐다. 관련해 중증환자가 많이 이용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지난해 기준 잠정 68.8%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간 정부가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추진하던 본인 부담상한제 기준도 연소득의 10% 수준으로 낮춰졌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소득 1분위 80만 원 ▲2~3분위 100만 원 ▲4~5분위 150만 원 등. 또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을 통해 1만8000명에게 460억 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1인 평균 250만원이 지원된 셈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복지부는 보장성 대책의 연도별 추진 계획에 따라 MRI·초음파, 의학적 비급여의 단계적 급여화, 감염환자 1인실 건강보험 적용 등 필수적 비급여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를 포함해 공공 및 민간 의료보험 연계, 신포괄수가병원 확대 등도 계속 추진된다.
대책 시행 이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은 건보 재정 건전성 방안이다. 의료계 일각과 야당을 중심으로 한 지적은 쉽게 말해 문재인 케어 시행이 건보재정을 파탄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또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건강보험 보험료를 기존보다 높은 비율로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았다.
정부는 2018~2022년 건보 평균 보험료인상률이 지난 10년간 평균 3.2%를 넘지 않고, 2022년 말 누적흑자 10조 원 유지 등 당초 계획한 재정운영목표를 준수토록 지출효율화와 국고지원 규모 지속 확대 등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출효율화로 복지부가 열거한 것은 ▲ 요양병원 불필요 입원 방지 ▲사무장병원 근절 ▲약가 사후 관리 강화 등이다. 이러한 재정누수요인을 차단, 불필요한 건보 지출을 막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또한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 경증환자는 동네병의원,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을 이용하도록 의료체계 효율화 방안도 수립 중이다. 복지부가 단기 방안은 현 상황에서 당장 이행 가능한 대책으로써,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개선 ▲동네의원-대학병원 간 진료 의뢰·회송 활성화 ▲의료기관간 정보 전송·공유 ▲건강보험 수가 개편 등이다.
중장기 방안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수립해야 하는 것으로 좀더 시일이 걸리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지역 중심의 공공의료체계 강화 및 건보 지원 확대 등이 그것.
박능후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을 방지하고, 건강수준을 한층 끌어올려 보편적 의료보장의 실현에 이바지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의 이행을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보장성 강화가 가져오는 의료비 경감을 통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