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말더듬’을 아시나요?

‘성인 말더듬’을 아시나요?

기사승인 2019-07-03 09:38:47

면접이나 발표, 미팅 등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말을 더듬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긴장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만약 일상 대화를 할 때도 말을 심하게 더듬고, 특정 단어를 내뱉기 어렵거나 말문이 자주 막힌다면 말더듬을 음성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

말더듬은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3~4세의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성인도 안심은 금물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세분류에 따르면 2018년 말더듬 환자 총 376명 중 약 13.3%인 50명이 20~29세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 24세 이상은 진단을 붙이고 의료보험 청구가 되지 않으므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인의 경우, 말더듬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남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만 말더듬 증상을 알아 스트레스를 받는 등 증상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말더듬은 사회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대화에 영향을 주는 만큼 대인관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말더듬은 말을 할 때나 리듬이 부적절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유창성 장애로, 언어 중추조절 이상이 주원인이며, 이와 함께 심리적인 요인이 2차로 작용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을 배우는 시기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말더듬 증상을 잘못된 것으로 지적 받거나 혼나는 등 외부적인 충격에 의해 말하는 것에 대한 공포,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발성습관으로 말을 할 때 턱 밑 근육을 긴장시켜 혀에 경직을 초래하는 조음도 영향을 미친다.

가장 흔한 증상은 ‘ㄴㄴㄴ나는, ㅇㅇㅇ오늘’ 등과 같이 첫 음절을 여러 번 반복하다 원하는 낱말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말이 막혀서 다음 말로 진행이 잘 되지 않고, 한 음을 길게 끌어서 다음 음으로 연결 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성인의 경우, 말더듬으로 인해 눈을 깜빡이거나 입술을 떨고, 얼굴 근육이 경직되며, 발을 구르고 시선을 피하는 등 부수적인 행동이 동반된다. 또한 본인의 말더듬 증상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다 특정상황에서 발현되어 순간적으로 증폭되기도 하고, 남들은 잘 모르지만 본인만 말더듬 증상을 느껴 답답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처럼 말더듬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더듬을 잘못된 언어습관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치료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말더듬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겪을 수도 있고 이로 인한 심리적 문제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말더듬은 연축성 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 등과 같은 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조음이나 발성기관 등에 의해 증상 변화를 보인다면 음성기관의 구조적, 기능적인 부분을 검사한 후 유창성 검사, 조음검사, 발성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성인 말더듬은 아동에 비해 오랜 기간 증상이 축적된 상태기 때문에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통한 음성언어치료를 6개월 이상 꾸준히 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말더듬에 대한 공포와 회피를 줄이고,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인 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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