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검찰에 영장 재청구를 주문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사건은 지난해 증선위 고발로 시작됐다. 당시 증선위가 만장일치로 분식회계 혐의가 명확하다는 취지로 형사고발 조치를 했는데,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은 증선위의 만장일치 결정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또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로 인해 김태한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수사로 삼성전자 임원의 지휘로 공장의 마루를 뜯고 서버를 은닉한 사실이 확인됐고,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런데도 김태한 대표는 여전히 구속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이번 영장에는 김태한 대표의 개인횡령 혐의가 포함돼있다. 돈을 빼간 것이 확인됐고, 중대한 혐의인데도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실무 총괄 책임자였던 김동중 전무에 대한 영장도 기각되면서, 결국 이들의 지시로 증거를 인명한 대리급 사원만 구속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번 사안의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했는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불법을 저질렀는지 여부”라며 “지금까지 줄기차게 분식회계 혐의를 부정해오던 김태한 대표는 영장심사에서 삼성바이오는 실질 가치가 건실한 회사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있었다 해도, 장부상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김태한 대표가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꾸고, 사실상 ‘분식회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태한 대표는 또 ‘일본과의 갈등’, ‘암울한 경제 상황’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결국 법원은 범죄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가 ‘경제가 어렵다’는 어설픈 논리에 영장을 기각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얄팍한 논리로는 경제는커녕 삼성이라는 기업도 살리지 못한다. 경제 걱정 때문에 재벌과 대기업의 불법 행위를 눈감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대기업이 법과 제도를 무너뜨리고 무시하는 불법을 저지르고도 불합리한 특권과 반칙을 누리며 법망을 빠져 나가도록 둔다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불공정, 필망국이다. 어설픈 경제논리, 얄팍한 애국이 경제도 나라도 망하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행히 검찰이 김태한 대표가 사실상 ‘분식회계’를 인정한 만큼 영장 재청구 등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며 “분식회계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행위이다. 잘못이 있었다면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검찰은 반드시 논리를 보강해 영장을 재청구하고, 너무나 분명한 사안에 대한 법원의 영장 뭉개기식 판결을 넘어 정의실현에 앞장서주길 바한다”라고 덧붙였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