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 계속”vs“구매의사↑”…유니클로 계열 ‘GU’ 오픈에 엇갈린 반응

“日 불매 계속”vs“구매의사↑”…유니클로 계열 ‘GU’ 오픈에 엇갈린 반응

기사승인 2019-09-06 15:41:54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CLO) 계열사 ‘지유’(GU)는 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국내 매장 3호점을 열었다. 같은날 오전 10시40분, 새 매장 오픈을 맞아 지유는 사은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거 유니클로 브랜드에요?” 유니클로와 지유 이름이 함께 기재된 갑티슈를 직원에게 건네받은 고객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질문을 받은 매장 직원 얼굴에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러면 살 줄 아나?” 직원에게 지유가 유니클로 계열사라는 설명을 들은 후 고객은 짜증 섞인 혼잣말을 내뱉은 뒤 매장을 빠져나갔다.

국내 지유 세 번째 매장인 3호점 오픈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고객은 “지유라는 브랜드는 오늘 처음 들어봐서 일본 브랜드인 줄 몰랐다”며 “할인한다고 해서 들어가보려고 했으나 사은품에 유니클로가 함께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계열사인 줄 알았다. 알면 들어가보지도 않았을 거다”라고 말했다.

지유는 오픈일에 맞춰 갖가지 행사를 진행 중이다. ▲케이블 코쿤 가디건 2만9900원→2만4900원 ▲보이프렌드 가디건 3만9900원→2만9900원 ▲플라워프린트 원피스 ▲세미 플레어 진 9만9900원→1만9900원 ▲GU DRY 7900원→3900원 등이다. 4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텀블러도 증정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유니클로’라는 타이틀은 많은 소비자를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지유 매장 앞에서 만난 주부 황미정(36)씨는 “일본어를 전공한 뒤, 일본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 일본 회사를 다닐 만큼 친근한 나라였지만, 유니클로 임원의 망언을 들은 뒤 불매운동에 동참하게 됐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황씨는 “불매 운동이 한창인 와중에 국내에서 매장을 늘리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며 “일본 측의 사과 없이는 유니클로와 지유가 옷을 100원에 판다고 해도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은품을 건네는 지유 매장 직원을 싸늘하게 지나친 직장인 오모(27·여)씨는 “일본의 반성과 사과 없이는 유니클로, 지유 등 일본 제품을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불매 운동을 멈춘다면 일본이 오도한 길을 그대로 따르는 꼴이 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씨는 “불매 운동을 잊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면 우리 또한 일본처럼 역사를 잊고 살아가는 젊은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호평하는 고객도 있었다. 지유 매장에서 만난 4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물건이 다양하고 저렴해 구경하고 있다”며 “가을옷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지만 동참 여부는 개인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50대 주부 B씨는 “일본 브랜드인지 모르고 매장에 들어왔지만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며 “괜찮은 상품이 있으면 구매하려고 둘러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유에서 맨투맨 티셔츠와 셔츠 등을 구입한 최모(33)씨는 “할인폭이 크고 품질이 괜찮아 제품을 구매했다”며 “합리적인 제품들이 많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할인행사로 유니클로와 지유에는 타임스퀘어 내 타 SPA 브랜드보다 방문 고객이 많은 편이었다. 타임스퀘어 영업시간(10:30~22:00) 중 방문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로 알려진 오후 2시쯤에는 지유 매장에 60~70명의 고객이 방문해 있었다. 지유 옆 매장 유니클로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에잇세컨즈’(8seconds) 매장에는 40~50여명이 방문 중이었다. 에이치엔엠(H&M)에는 10~20여명의 고객뿐이었다. 지유, 유니클로와 같이 일본 브랜드라고 알려진 ‘무지’(MUJI)에도 10여명 만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최근 매장 수를 늘리는 이유에 대해 사측은 ‘지난해 사업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FRL코리아 관계자는 “잠실 롯데몰에 이어 최근 오픈한 롯데몰 수지점,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등 새 지유 매장은 지난해 말부터 논의되던 사항”이라며 “국내에서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하기 전부터 기획하던 사업이었다. 이 외에 다른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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