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온라인 공연, ‘뉴 노멀’ 시대 新 수익 모델 될까

유료 온라인 공연, ‘뉴 노멀’ 시대 新 수익 모델 될까

유료 온라인 공연, ‘뉴 노멀’ 시대 新 수익 모델 될까

기사승인 2020-05-08 07:00:00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온라인 플랫폼으로 중계되는 이른바 ‘랜선 공연’이 진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뉴 노멀’ 시대에 발맞춘 변화다. 그간 무료로 공개됐던 온라인 공연들이 오프라인 공연 취소에 대한 팬서비스에 가까웠다면, 최근엔 온라인 공연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oyond Live)가 바로 그런 사례다. 지난해 발매한 데뷔 음반을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던 ‘K팝 어벤저스’ 슈퍼엠이 ‘비욘드 라이브’의 첫 주자로 나선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중화권 멤버로 구성된 웨이션브이(WayV)가 배턴을 넘겨받았다. 공연은 오는 10일 엔시티 드림(NCT DREAM)과 17일 엔시티 127로 이어진다. 

비대면으로 진행돼 현장감을 느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증강현실(AR)이 접목된 그래픽과 초밀착 카메라 워크처럼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연출들이 빛을 발했다. 무대가 콜로세움으로 변하거나 비행기가 날아드는 식이다. 공연에 나선 가수들도 “무대에서 (AR 그래픽으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모습이 나왔는데 정말 멋졌다”(웨이션브이 텐) “오프라인 공연에선 보기 어려운 디테일”(슈퍼엠 백현)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무엇보다 ‘비욘드 라이브’는 ‘비욘드 라이브’는 유료 티켓을 판매해 공연의 지속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슈퍼엠이 출연한 ‘비욘드 라이브’ 첫 공연은 전 세계 109개국, 7만5000여명의 유료 시청자를 불러모아 약 25억원(관람료:3만3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ABC 뉴스는 이를 두고 “K팝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 최첨단 AR 기술과 실시간 소통으로 라이브 콘서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월드투어만큼의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투어길이 막힌 현재로서는 ‘비욘드 라이브’와 같은 유료 온라인 공연이 나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월드투어만큼의 수익은 나오지 않겠지만, 공연 제작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진 않는다”라면서 “1회 스타디움 공연보다 더욱 많은 관객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공연 콘텐츠로서 ‘비욘드 라이브’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서 교감할 수 없다는 약점이 특히 치명적이다. 박희아 아이돌/문화 전문 기자는 “‘비욘드 라이브’ 같은 시도가 자칫하면 코로나 이후 분산될 수 있는 아이돌 팬덤의 결집력을 잃지 않을 만한 방책의 하나는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것이 면대면으로 가수를 보고 퍼포먼스를 즐기는 것이 일상화돼 있던 아이돌 팬덤에는 좀 낯설면서 재미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든다.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민재 평론가 역시 “AR 기술을 도입하긴 했지만 현장감 있는 공연을 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이런 랜선 공연이 실효성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다만 콘서트 투어로 방문하지 않은 국가와 도시의 팬들이 볼 수 있도록 투어와 병행하거나 투어 종료 후 랜선 공연을 선보이는 식의 구조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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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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