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
지난해 데뷔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발매했거나 발매를 앞둔 음반들의 타이틀곡 제목이다. ‘방탄소년단 동생 그룹’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선배 그룹과는 다르게 판타지에 방점을 찍은 세계관으로 팬덤을 구축해나갔다.
18일 오후 6시 공개하는 두 번째 미니음반 ‘꿈의 장: 이터너티’(ETERNITY) 역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만의 환상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소년들이 겪는 성장통을 ‘불타버린 세계’에 비유하는 방식이 새롭고 과감하다.
△ “현실의 벽에 부딪힌 소년들”
이번 새 음반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난해 데뷔 때부터 이어온 ‘꿈의 장’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 ‘꿈의 장: 스타’(STAR), ‘꿈의 장: 매직’(MAGIC)이 각각 ‘나와 닮았으면서도 다른 친구를 만난 기쁨’과 ‘친구들과의 작은 일탈과 마법 같은 모험’을 표현했다면, ‘꿈의 장: 이터너티’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리더 수빈은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과 균열을 겪으면서 관계가 달라졌지만, 친구들과 함께했을 때의 감정과 순간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음반에선 명랑했던 팀의 색채도 음반 주제에 맞게 한층 어두워졌다. 연준은 “혼란스러운 소년의 모습에 맞게 우울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다음 음반 작사·작곡에도 참여하고 싶어”
방탄소년단을 직속 선배로 둔 이의 숙명일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당시부터 자작곡에 관한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 음반에 실린 ‘거울 속의 미로’는 이들 자작곡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노래다. 빅히트 사단 프로듀서 슬로우 래빗과 멤버 범규가 공동으로 프로듀싱했고, 연준을 주축으로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팀의 맏형인 연준은 또 다른 수록곡 ‘샴푸의 요정’의 가사도 직접 썼다. ‘샴푸의 요정’은 남성듀오 빛과 소금이 1990년에 발표한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원곡에 없는 랩이 추가돼 연준이 그 가사를 쓴 것이다. 연준은 “부모님도 아실 만큼 유명한 곡이라 부담이 됐다”면서도 “다음 음반, 그 다음 음반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멤버들은 지금도 팬들을 위한 깜짝 자작곡 선물을 준비 중이다. 공개 시기와 방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새로운 세대와 공감대 형성”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4세대 아이돌’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1990년대(1세대), 2000년대(2세대), 2010년대(3세대)를 이어 2020년대를 이끌 인재라는 의미에서다. 태현은 ‘4세대 아이돌’을 “새로운 세대와 공감대를 이루는 아이돌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한 명이라도 우리 노래에 공감 위로받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현실 속에서 자아를 깨달아가던 방탄소년단과 달리, 환상적인 세계관을 통해 성장기 보여주는 것도 ‘새로운 세대’로 구분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특징이다. 휴닝카이는 “우리가 연습생 시절부터 자존감이 높았다는 얘길 들었다. 방시혁 피디님이 그런 모습을 귀엽게 보고, 좀 더 동화적이고 판타지적으로 캐릭터를 해석해보자고 제안하셨다”라며 “처음엔 (판타지적인 요소가) 살짝 과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우리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