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파격 변신. 진부하지만, 그룹 여자친구의 새 음반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단어는 없을 듯하다. 2015년 데뷔 때부터 밝고 건강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었던 여자친구는 13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새 미니음반 ‘회: 송 오브 더 세이렌스’(回: Song of the Sirens)에서 유혹 앞에 흔들리며 방황하는 소녀를 연기한다. 이날 온라인 생중계 공연으로 만난 여자친구는 “(파격적인 변화에) 팬들이 놀라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했지만, 여자친구가 다양한 색깔을 가진 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모두가 새롭다고 느낄 만한 변화가 필요했다”
‘회: 송 오브 더 세이렌스’는 여자친구가 지난 2월 발매한 ‘회: 레버린스’(回:LABYRINTH)를 잇는 연작 음반이다. 당시 ‘소녀가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노래했던 여자친구는 새 음반에서 “옳다고 생각한 길을 선택했지만, 또 다른 유혹을 만나 흔들리는 모습”(엄지)을 표현했다. 지난해 쏘스뮤직을 인수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피독, 프란츠 등 빅히트 사단의 대표 프로듀서들이 도움을 보탰다.
타이틀곡 ‘애플’(Apple)은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를 은유한다.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전개가 특징이던 여자친구의 이전 발표곡들과 달리, 세이렌의 목소리를 연상케 하는 보컬 찹(Vocal Chops·잘게 조각낸 보컬 모음)가 등장해 중독성을 높인다. 팀의 리더인 소원은 “변화가 있어야겠다는 고민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이전까지도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변화를 보여드렸지만, 그런 미묘한 변화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새롭다’라고 할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 “지금의 여자친구와 멤버 각각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
음반을 아우르는 콘셉트는 유혹. 여자친구는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공을 홀려 죽음에 이르게 했던 그리스 신화 속 세이렌을 통해 유혹을 표현해낸다. 소속사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유혹에 흔들리기만 하는 소녀의 모습이 아니라 욕망에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엄지는 “유혹이 (누군가를) 나쁜 길로 빠지게 하는 부정적인 의미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누구나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음반은 어느 때보다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타이틀곡 ‘애플’ 외에도 수록곡 ‘타로 카드’(Tarot Cards)와 ‘눈의 시간’이 은하·유주·엄지 등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그뿐 아니라 멤버들은 음반 제작 전반에 걸쳐서 소속사 및 프로듀서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음반의 방향을 잡아갔다고 한다. “‘회’ 시리즈는 여자친구가 처해있던 현실의 반영”이며 이번 음반 역시 “지금의 여자친구와 멤버 각각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엄지)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 “여자친구는 소중하고 자부심 가질만한 팀”
음반 발매를 일주일여 앞뒀던 지난 7일 데뷔 2000일을 맞은 여자친구는 “여자친구는 멤버 모두에게 소중한 존재”라고 돌아봤다. 엄지는 “그만큼 자부심도 있고 아껴주고 싶은 팀”이라며 애정을 드러냈고, 예린은 “팀워크가 정말 좋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오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또 “곡 작업에 참여한 멤버들이 자랑스럽고 멋있다”라면서 “이번 음반을 통해 ‘여자친구가 다양한 색깔을 소화할 수 있구나’ ‘역시 여자친구는 믿고 듣고, 믿고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쏘스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