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자력으로 결정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2위로 정규 시즌을 끝내서 다행이다. 경쟁 팀들을 이겨준 다른 팀들에게 정말 고맙다."('룰러' 박재혁)
"상상도 안 했는데, 설마 하는 일이 일어나서 신기하고 기쁘다."('비디디' 곽보성)
2021 'LoL 서머 스플릿(LCK)'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승리로 2위를 확정지은 젠지 e스포츠의 박재혁과 곽보성이 기쁜 감정을 드러냈다.
젠지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플레이오프(PO) 2라운드 직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 참석한 박재혁과 곽보성은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곽보성은 "어느 팀에게도 이길 수 있고 어느 팀에게도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농심 레드포스를 상대로는 모든 라인전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팀들보다는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재혁은 "'덕담' 서대길 선수가 본인이 잘해져서 이길 수 있다는 인터뷰를 했었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올 여름 젠지는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1라운드 7승 2패로 선두로 올라섰지만, 2라운드에는 부침으로 인해 5위까지 떨어졌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6위까지도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재혁은 "이상하게 승리한 경기도 많이 있었고 연승 와중에도 경기력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 정도로 순위가 떨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며 "어쨌든 2위를 확정 지었으니 보다 좋아진 모습으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시즌 마지막을 돌아보며 곽보성은 기억에 남는 경기로 1라운드 리브 샌드박스전, 담원 기아전을 뽑았다. 그는 "1라운드 리브 샌드박스전 3세트에서 역전승을 거둔 거다. 라인전에서 사고가 났는데 우리가 잘 버티다가 승리를 거둬서 기분이 좋았다"며 "반대로 1라운드 담원 기아전을 시작으로 연패를 한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팬들은 젠지의 밴픽과 챔피언 폭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젠지는 최근 메타에서 좋은 평가를 챔피언 대신 티어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숙련도가 높은 챔피언을 선택했다. 박재혁은 이에 대해 "우리도 우리만이 고충이 있다"며 "팬분들이 보시기엔 클래식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연구를 통해 나온 우리만의 베스트 픽을 꺼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젠지는 이번 시즌 상위권 팀을 상대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곽보성과 박재혁은 경쟁력을 위해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곽보성은 "상위권 팀들은 이야기를 잘 하며 그를 토대로 맞춰가는데, 우린 그런 부분이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박재혁도 "동의한다. 우리가 확실히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운영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팀과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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