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아산병원 진상조사 시작…‘제도 개선’ 방향에 무게

복지부, 아산병원 진상조사 시작…‘제도 개선’ 방향에 무게

기사승인 2022-08-04 12:39:22
4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소 소속 직원이 진상조사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방문했다.   사진=박선혜 기자

병원 측 관계자와 만난 보건복지부와 보건소 소속 직원.    사진=박선혜 기자

4일 보건복지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근무 간호사 사망 사건 진상조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4일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같은 병원에 처치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다가 숨졌다고 알려져 문제가 불거졌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순위 탑5 안에 드는 병원이 응급수술이 가능한 뇌혈관외과의 2명 모두가 휴가를 떠나 제때 수술을 할 수 없었다는 사실 자체에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 것이다.

이후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의료계·간호계·시만단체 등에서 진상조사를 위한 대대적인 목소리를 내고,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서영석 의원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복지부 책임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이 "조사해 보고하겠다"고 밝히면서 복지부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진상조사를 통해 해당 간호사에 대한 처치, 이송, 전원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제도적인 개선 사항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복지부는 관련 학회 입장도 전달받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사건의 책임소재 판가름보다는 ‘체계 개선’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대한뇌졸중학회는 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뇌졸중 안전망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학회는 "거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수술이 필요한 뇌졸중 환자를 위해 수술장과 중환자실을 즉시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응급 수술이나 시술에 필요한 인력을 포함해서 급성 뇌졸중의 치료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는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가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것”이라며 “뇌혈관 수술 분야는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 누구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내는 식이 아니라,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 있는 후학을 양성할 제도 개선이 근본 대책”이라고 표명했다.

진상조사를 요구했던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최고의 병원이라 꼽히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의사가 없어 긴급 수술을 못했다면 대체 전국에 얼마나 많은 환자가 이 같은 이유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목숨을 잃었을 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보건의료체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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