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짝 좋았는데” ‘돈잔치’ 겨냥에 보험사 울상

“지난해 반짝 좋았는데” ‘돈잔치’ 겨냥에 보험사 울상

은행 이어 보험사에도 “돈잔치” 유탄
금감원, 성과급 들여다보기로
업계 “고통 분담 알지만…”

기사승인 2023-02-18 06:16:01
금융감독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성과 보수 체계가 적정한지 점검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성과급 지급 등을 ‘돈잔치’로 규정하며 작심 발언한 지 나흘만이다. 보험업계는 거리두기, 손해율 감소로 지난해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았을 뿐이라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의 성과급이 이익과 비교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현황 파악에 나섰다.

시작은 은행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임직원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성과급 규모는 NH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KB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7억원 △하나은행 1609억원(하반기 지급 규모 미정) △우리은행 1556억원 순이었다.

불똥은 보험사에도 튀었다. 은행권 못지않게 보험사에서도 직원들에게 높은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은 23%,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를 각각 지급했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으로 약 550%의 성과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사상 처음 1조 클럽에 가입한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60% 내외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도 늘렸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지난해 결산 배당 총액은 약 1조3600여억원으로 전년보다 6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다. 5대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4조원대의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냈다. 삼성화재 당기순이익은 1조2837억원이다.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9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KB손해보험은 5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84.8%가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5746억원(전년 대비 32.8% 증가), 메리츠화재는 8548억원(전년 대비 29.4%)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영역에서의 손해율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을 받아 감소한 요인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진 것도 자동차 이동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올해는 보험업계 전망이 좋지 않다. 교통량 및 의료 이용량 회복세와 경기둔화로 인한 보험사기 가능성 확대 등 손해율 상승 요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기본적으로 영업이익이 아닌 자산운용을 통해 이익을 낸다”며 “성과급 지급은 회사 운영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 쪽에서는 그동안 손해율이 높아서 적자가 났다가 지난해 ‘반짝’ 수익이 올랐다. 이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된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아무래도 요즘 고통 분담이 화두이다 보니 당국에서도 나선 것 같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니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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