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부담 전가하더니 결국…카드사 민원 ‘껑충’

소비자에 부담 전가하더니 결국…카드사 민원 ‘껑충’

민원 증가율, 삼성카드 가장 많아…환산 건수는 현대카드多
자금난 이유로 서비스 축소한 카드사들
“경기 어려우면 민원 많아질 수밖에”

기사승인 2023-02-24 16:16:40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4분기 카드사 민원이 전 분기보다 72%가 늘었다. 카드사들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대폭 줄이고 고금리의 리볼빙 사용을 권장하는 등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 분기보다 70% ’껑충’…제도·정책 관련 가장 많아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7개 카드 회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민원 건수는 총 1870건이다. 소비자들은 카드사에서 민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주리라는 기대도 적었다. 1870건 중 자체민원(소비자가 카드사에 직접 제기한 민원)이 137건, 대외민원(소비자가 금융당국에 제기한 민원) 1733건이었다.

지난해 4분기 접수된 민원 중에는 리볼빙 관련 부가서비스에 대한 설명 부족, 할부항변권 행사 불가 등 제도 정책 관련이 5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카드 영업 관련(244건) 민원, 채권 관련(179건)과 고객 상담(158건)이 그 뒤를 이었다. 단순 결제 취소 등 기타로 분류되는 민원은 721건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 증가율을 보면 삼성카드가 전분기 대비 127%로 가장 많이 늘었다. △하나카드 80% △현대카드 69.7% △신한카드 66.3% △KB국민카드 64.7% △우리카드 57.8% △롯데카드 49.2% 순이었다. 카드사 회원 10만명당 민원 건수를 의미하는 ‘환산 건수’는 현대카드가 2.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 2.23건 △삼성 2.16건 △롯데 2.03건 △하나카드 1.56건 △KB국민카드 1.44건 △우리카드 1.16건 순이었다.

이렇게 민원이 급증한 이유는 먼저 카드사가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자금난을 이유로 이용 한도 등 서비스를 축소한 영향이 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31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와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같은달 15일로 앞당겨 조기 종료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나서 카드사에 신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카드 이용 한도와 무이자 할부를 축소하면 소비자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7개 카드사 채무면제·유예 상품 운영현황. 여신금융협회

“공짜인 줄 알았는데” 부가상품 민원 급증

카드사 유료 부가 상품에 대한 민원도 많았다. 유료 부가 상품은 카드사가 회원을 대상으로 제휴사 서비스 상품을 통신판매·중개하는 상품이다. 신용정보관리(신용조회 사실 안내), 채무면제·유예(DCDS, 사망·질병 시 카드채무 면제), 차량 관리(주유 할인 쿠폰 제공), 쇼핑관리(구입물품 손실보상)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카드사 유료 부가상품 민원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접수된 카드사 유료 부가상품 관련 민원은 총 3만216건이다. 소비자 민원 중 절반에 가까운 49.3%가 해지·환불 등 해지 관련 내용이었다. 소비자가 신용조회 사실 안내 서비스 등과 같은 카드사 부가 상품이 유료인지 모르고 가입했다가 뒤늦게 안 경우다.

유료 부가 상품 가운데 특히 DCDS의 경우, 불완전 판매로 판매가 중단된 이후에도 카드사들은 꾸준히 수수료를 챙겨왔다. DCDS는 카드사가 매월 고객으로부터 일정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고객이 사망, 질병 등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을 때 카드빚을 면제하거나 결제를 유예해주는 상품이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정보를 고지하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불거져 지난 2016년부터 전 카드사들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요 카드 7개사가 DCDS를 통해 발생한 수입수수료는 1015억원이었다. 가입자 보상금 지급액(148억8000만원)과 카드사가 보험사에 낸 보험료(243억7000만원)를 빼면 7개 카드사는 수입 수수료 77%를 챙긴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최근 소비자들이 현금자동입출기(ATM)기에서 출금하는 용도로만 쓰는 등 민원이 발생할 일이 없다”며 “아무래도 체크카드 발급이 많은 은행계 카드사가 기업계 카드사 보다 환산건수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민원이 급증한 것은 경기 불황과 관계가 깊다”며 “경기가 어려우면 이용 한도 축소와 카드 대출금리에 대한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브이’ 배송 지연 사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타일브이는 지난해 스타일브이는 라면과 같은 주요 생필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광고해 구매를 유도했지만 배송 지연과 환급 불이행으로 인한 민원이 빗발쳤던 온라인 쇼핑몰이다. 운영자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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