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극 최강자,KBS에서 SBS로 바뀌나

일일극 최강자,KBS에서 SBS로 바뀌나

기사승인 2009-02-02 16:16:03

[쿠키 연예] 일일극 최강자로 알려진 KBS가 최근 울상이다.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일극 최강자의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아내의 유혹’은 믿었던 남편(변우민 분)에게 배신당한 뒤 죽다 살아난 여자(장서희 분)의 치명적인 복수극을 다뤘다. 불륜, 복수, 납치, 사기 등 자극적인 요소가 난무하며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고공 상승 중이다. 지난달 29일 63회 방송분에서는 전국 시청률 40.4%(TNS 미디어 리서치 기준)를 돌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민드라마로 점쳐지는 전국 시청률 40%대의 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아내의 유혹’ 선전은 1991년 SBS 창사 이래로 일일극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다.

‘아내의 유혹’은 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이는 KBS 일일극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종영한 ‘너는 내 운명’은 주인공 새벽(윤아 분)의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백혈병에 걸리는 비현실적인 설정과 꼬일 대로 꼬인 인물 관계 등으로 작품성 면에서 질타와 비난을 받아야했다. 캐릭터 분산 및 현실성이 떨어지는 극 설정은 배우 박재정에게 ‘발호세’라는 불명예를 안겨 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모로가도 한양만 가면 된다’는 속담처럼 시청률 우선주의를 표방했던 ‘너는 내 운명’은 ‘막장드라마’의 새 장을 연 장본인이 됐다.

오후 8시25분 방송되는 KBS 일일극은 서서히 인기 탄력을 받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전국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큰 인기를 모았다. KBS 일일극은 신인 배우들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 위력을 과시했다. ‘너는 내 운명’이 막장드라마로 홍역을 앓아서일까. ‘집으로 가는 길’은 자극적인 요소를 빼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낸다는 정통 홈 드라마를 표방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반면 SBS는 ‘이 부부가 사는 법’ ‘서울탱고’ ‘사랑의 찬가’ ‘해뜨는 집’ ‘연인’ 등 일일극을 방송했으나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다. 2004년에는 ‘소풍가는 여자’를 끝으로 SBS 일일극이 폐지됐다. 그러던 중 2007년 야심차게 내놓은 ‘그 여자가 무서워’가 전국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고 ‘아내의 유혹’이 방영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인 오후 7시20분에 편성되면서 제작진 측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없었다. ‘아내의 유혹’은 초반 KBS 일일극의 뒤를 이어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2배 이상의 시청률 격차를 보이며 일일극 최강자에 등극했다.

KBS 일일극의 부진은 아침 드라마에서도 드러난다. 신은경이 주연으로 열연하는 MBC ‘하얀 거짓말’이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KBS TV 소설 ‘청춘예찬’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SBS ‘순결한 당신’과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최근에는 밀리는 분위기다.

SBS 김영섭 제작본부 드라마기획CP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SBS 일일극이 KBS를 넘어 시청률 40%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것은 ‘아내의 유혹’이 처음”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연출자와 출연자들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며 “사건 전개가 일반 드라마에 비해 2배 이상 빨라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 같다. 불경기다 보니 복잡한 극 전개보다는 단순한 복수극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털어놨다. SBS 측은 일일극을 킬러 콘텐츠로 평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KBS 일일극은 평균 6개월 정도 방송되는 점을 미뤄볼 때 ‘집으로 가는 길’은 방송 초반이라 향후 역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채널을 돌리기 어렵다는 ‘아내의 유혹’ 애청자들의 말처럼 구은재(장서희 분)와 신애리(김서형 분)의 갈등이 회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어 KBS가 일일극 최강자의 자리를 쉽게 되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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