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신업계 실적을 그룹별로 묶어보면 KT그룹(KT, KTF)과 SK계열사(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4.7%, 2.9%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LG 3인방(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은 평균 9.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KT그룹과 SK 계열사가 각각 16.4%, 9.6% 줄어든 데 반해 LG 진영만 14.6% 늘어났다. KT와 SK 계열이 박터지게 싸울 때 LG 계열은 조용히 실속을 챙긴 것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이동통신 부문은 이 같은 추세가 더욱 극명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KTF와 3세대(G) 판촉전을 벌이느라 전년대비 7.3% 늘어난 3조635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었다. KTF도 18.1% 증가한 1조8868억원을 썼다.
그러나 가입자 순증 규모는 SK텔레콤이 37.4%, KTF가 20% 감소했다. 시장 포화로 ‘헛돈’을 쓴 셈이다. 또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5.1% 감소했으며, KTF는 3.1% 증가에 그쳤다. 반면 LG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을 0.8% 줄인 덕분에 영업이익이 17% 늘었다.
철저한 수익 위주 경영으로 내실을 다진 LG 진영은 올해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LG텔레콤은 순증 가입자 30만명 확보와 서비스 매출 5%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규모지만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LG데이콤은 매출을 10% 이상 키워 외형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LG파워콤은 지난해 채용 규모보다 150% 늘어난 90여명을 상반기 중 채용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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