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 침몰…소니 등 9개 메이저 최악 실적

일본 전자업계 침몰…소니 등 9개 메이저 최악 실적

기사승인 2009-02-03 17:35:05
[쿠키 경제]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소니가 최근 이치노마야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 이는 소니의 40년 황금기가 끝났다는 의미 외에도 일본 전자업계의 쇠망을 대변한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3일자 인터넷판은 ‘소니를 필두로 일본 대표 브랜드가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소니, 파나소닉, 샤프, 히타치 등 9개 메이저 전자업체의 지난해 실적이 7년 만에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전자업계가 침몰하고 있다. 9대 전자 메이커 중 7곳이 2008 회계연도(2008.4∼2009.3월) 결산에서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예상 순손실 규모는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때의 2조엔(31조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불황으로 인한 전자제품 수요 급감에 엔화 강세라는 악재가 덮친 결과다.

일본의 9개 메이저 전자업체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5550억엔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후 판매 부진이 심각해져 2조엔 순손실로 반전됐다. 영업이익도 당초 1조3000억엔 흑자에서 3000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소니는 14년 만에 적자 전환, 1500억엔 순손실에 영업적자도 2000억엔 규모로 예상된다.

히타치와 도시바의 적자 폭은 각각 7000억엔, 28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히타치의 7000억엔 순손실은 일본 제조업 전체에서도 유례없는 실적이다. 파나소닉도 3500억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샤프도 1956년 상장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쓰비시전기와 산요전기 2곳도 겨우 적자를 면했을 뿐 실적이 나쁜 것은 마찬가지다. 미쓰비시전기는 당초 1200억엔 흑자가 예상됐으나 흑자 폭이 100억엔으로 급감했다. 산요는 예상 손익이 제로(0)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전자기업의 특기인 초박형 TV와 디지털카메라, PC 등이 글로벌 불황 속에서 저가 제품에 밀려 판매고가 급감했으며 갑자기 들이닥친 엔고로 수익성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경영 환경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전자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NEC는 내년 3월 말까지 임직원 2만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소니도 지난 연말 정사원 8000명을 포함한 1만6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히타치는 7000명, 도시바는 4500명을 줄인다.

인력 감축 뿐아니라 공장 통폐합과 투자 재검토도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은 말레이시아 공장 2곳과 필리핀 공장 3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후지쯔는 후쿠시마에 있는 반도체 자회사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했다. 소니와 샤프는 LCD패널 1위 삼성전자에 맞서기 위한 LCD 합작사 설립을 내년 3월로 연기했다. 소니는 일본 내 TV공장 2곳도 한곳으로 통합키로 했다.

일본 전자업계의 부진은 국내 기업에 호재다. LG전자 강신익 사장은 “이제 일본 팀은 약하다”며 “일본 업체가 어려워진 올해가 정말로 호기”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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