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소녀시대가 아니라 소녀사태?”
바야흐로 소녀시대 춘추전국시대다. TV만 켜면 9명의 소녀들이 떼를 지어 나오거나 3명 혹은 4명씩 무리를 지어 얼굴을 비춘다. ‘가족 오락관’과 ‘콘서트7080’ 등 여느 아이돌이 접근하지 않았던 중장년층 프로그램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1월 초 컴백한 소녀시대는 음악 방송을 먼저 섭렵한 뒤 2월부터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두루 장악하고 있다.
지난 주말동안 그녀들의 방송 스케줄은 일일이 열거하기 벅찰
정도다.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소녀시대가 얼굴을 비춘 방송은 모두 16개다. 워낙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방송 시간이 겹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열 일 제쳐놓고라도 ‘본방 사수(본방송을 꼭 챙겨보자는 뜻의 인터넷 용어)’가 안된다는 열혈팬들의 푸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일요일인 1일은 오후 4시부터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 멤버 전원이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결혼했어요’에 태연이 정형돈과 가상부부로 출연했다. 이와 비슷한 시간에 SBS ‘골드미스가 간다’ 에서도 소녀시대 멤버들이 나왔다. 8시쯤 MBC 라디오에서는 태연이 슈퍼주니어 강인과 함께 ‘친한친구’를 진행했고 같은날 저녁에는 배철수가 진행하는 ‘콘서트 7080’의 이승철 특집에서 멤버 전원이 등장했다.
팬들은 전날 방송된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소녀시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SBS ‘절친노트’에는 윤아가 출연했고 KBS ‘스타골든벨’에는 효연과 수영·윤아가,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제시카와 티파니,유리,수영이 나왔다.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 KBS 가족오락관에도 일부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TV 틀면 소녀시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데에는 예능 프로그램의 패러디도 일조했다. 소녀들이 실제로 출연하지 않아도 그녀들의 패러디가 쏟아지니 나오지 않아도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MBC ‘무한도전’은 소녀시대 ‘Gee’를 패러디한 에너지 절약송을 선보였고 KBS ‘1박2일’에서는 국립국악고 학생들의 소녀시대 공연을 활용해 재미를 봤다. MBC 새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 도 예고편에서 박미선과 정선경 등이 ‘지’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해 프로그램을 알리고 있다.
소녀시대 출연 홍수에 대한 팬들의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방송가의 출연 러브콜에 소녀시대가 피로한 만큼 평소 쇼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는 나이에 이름도 모르는 쇼 프로그램 챙겨보려니 피곤하다”는 나이 지긋한 오빠 팬들의 반응부터 “조금 과장해서 소녀시대가 아니라 소녀사태같다” “과도한 스케줄에 소화하는 소녀들이 걱정된다” 등 다양하다.
SM 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9개월가량 공백기간이 있어서 인지 컴백 후 너무 다양한 방송에서 출연 요청을 해오고 있다”며 “100% 소화는 못하지만 최대한 조정해 스케줄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40∼50대 팬들이 급속하게 늘어서 인지 가족오락관 등 중장년이 주 시청자층인 프로그램에서도 섭외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스케줄이 많아 운동을 따로 하진 못하지만 먹는 것을 잘 챙겨주고 숙면을 취하게 하는 등 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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