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시차와 기후가 WBC 한국 대표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를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대 4로 패했다.
전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대결에서 4대 10으로 패한 데 이어 또다시 패배를 기록한 것은 선수단 대부분이 시차와 일교차가 큰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컨디션 저하가 문제= 정상 컨디션인 선수가 별로 없다 보니 감기 증세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이대호가 이종욱 대신 대주자로 출장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최정이 감기 몸살로 구토 증세를 나타내 병원에 다녀왔고, 김태균은 발목이 좋지 않다. 이대호와 정근우도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다. 김현수, 김광현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선발진의 한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윤석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예정됐던 등판을 취소하는 등 마운드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김현수-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이종욱과 고영민은 몸에 맞는 볼로 쓰러지면서 교체 아웃됐다.
1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던 정현욱은 1⅔ 이닝을 던져 2안타 2볼넷 1실점을 허용했다. 7회말부터 등판한 마무리 임창용은 2-2로 팽팽했던 8회말 몸에 맞는 볼과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2실점했다.
◇의욕은 넘쳐= 장원삼이 2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깔끔한 투구를 선보인 것과 이종욱, 고영민의 타격감이 살아난 것은 위안을 삼을 만한 대목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 대부분이 이왕 WBC에 참가했으니 준결승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까지는 무조건 가봐
야 한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오히려 “시차 적응이나 잔부상이 심각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샌디에이고로 이동하면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고 팀 관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특히 대표팀에 합류하자 마자 팔꿈치 통증으로 출장 여부가 계속 문제가 됐던 추신수는 “미국에 건너와 오늘 타격 훈련을 제일 많이 했다. 컨디션이 상당히 올라 온 상태라서 2라운드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2라운드를 통과해 4강에 진출하면 외야수로도 출전할 수 있다는 구단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2차례 시범 경기를 치른 한국은 타선의 집중력 부족과 편차가 심한 마운드라는 2가지 커다란 극복 과제를 찾아냈다.
태극전사들이 컨디션을 회복해 멕시코와의 첫 경기를 잡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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