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로 뒤지던 7회초 이범호(한화)의 대회 3번째 홈런으로 2-2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한 한국은 상대 실책으로 이택근(히어로즈)이 살아나가며 무사 1루 기회를 맞았다. 한국의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일본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김인식(한화) 감독은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를 대타로 기용하며 승부를 걸었다. 짧은 안타라도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추신수는 병살타를 때리며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반면 일본은 이어진 8회말 반격에서 바뀐 투수 오승환(삼성)을 상대로 기습 번트를 감행하며 한국 내야 수비를 흔들었다. 연속 안타가 터졌고, 바뀐 투수 김광현(SK)이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에게 적시타를 맞고 또 한 점을 내주나 싶더니 수비 실책이 겹치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했다. 5-2로 점수차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9회초 1점을 더 허용하며 조 2위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경기여서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치지는 않았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경기여서 한국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최정(SK), 강민호(롯데), 이택근(히어로즈)을 선발로 내세우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마운드에 올린 김광현(SK)은 2-1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이미 간파당한 슬라이더를 던져 상대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1회초 김현수(두산)의 적시타 이후 이어진 추가 득점 찬스에서는 이대호(롯데)가 병살타를 때려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하위 타선의 타격감을 살리는 것도 4강전을 앞둔 한국의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범호의 홈런포와 이승호(SK), 이재우(두산)의 무실점 호투는 그나마 대표팀에게 위안으로 남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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