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몸부림…태권도장도 ‘퓨전’

생존 몸부림…태권도장도 ‘퓨전’

기사승인 2009-03-26 05:31:00
"
[쿠키 사회] 태권도장에 퓨전 바람이 불고 있다. 관원수 급감 등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일부 도장이 영어와 컴퓨터 등을 함께 가르치며 생존의 몸부림을 하는 것이다.

과거 태권도 도장은 휑한 공간에 샌드백 하나만 있어도 초등학생 중 8할이 다닐 만큼 호시절을 누렸다. 지금은 관원 모집이 어려워 체육관 존폐를 걱정하는 곳도 적잖이 눈에 띈다. 경기불황에다 다른 체육관들도 많이 생기는 등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내 일부 도장들은 컴퓨터를 함께 가르치거나,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주위에 태권도뿐 아니라 해동검도, 합기도 등 도장들이 워낙 많아 태권도 하나만으론 관원 모으기가 어려워 컴퓨터도 함께 가르쳐요."

전주시 송천동 I도장 한편에는 컴퓨터실이 따로 있다. 동갑내기 부부인 정관용·노진주씨(36)가 지난 2005년 처음 이곳을 열 때만 해도 없었던 공간이다. 결혼 전 컴퓨터학원 강사였던 노씨는 "어느 날 초등학교 고학년 애들에게 컴퓨터 자격증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해 우연히 가르치게 됐다"면서 "하나 둘 알려주다 보니 나머지 아이들도 배우고 싶다고 해 컴퓨터 11대를 들여놓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원들이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인 이 체육관은 매달 소식지도 만들어 학부모에게 발송하고 있다. A4 용지 2장을 반으로 접어 만든 8면 '미니 신문'에는 체육관 계획표나 태권도에 관한 궁금증, 운동하는 아이들 모습 등이 실린다.

노씨는 "별거 아닌 소식지지만 학부모 호응이 괜찮다"며 "경기도 어려운데다 체육관끼리 경쟁도 심해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주시 삼천동 R체육관은 영어로 구령을 붙이는 등 태권도에 언어교육을 겸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유근무 관장(34)이 지난 2007년부터 미국 연수를 한 경험을 태권도 교육에 영어를 더한 것이다. 전략은 적중해 관원은 여느 도장의 2∼3배 규모인 2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유씨는 "요즘 도장에서 태권도 수련과 예절·인성 교육은 기본이다"며 "이것 외에 남과 다른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무한경쟁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전북일보 김준희 기자 desk@jjan.kr

김상기 기자
desk@jjan.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