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은 29분3초를 뛰는 동안 22점을 올리고 7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수준급의 활약을 펼쳤다.
10차례 시도한 2점슛 가운데 9차례나 적중했고, 자유투도 6차례 시도 가운데 4번을 림에 꽂았다.
특히 상대 서장훈과의 센터 대결에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전자랜드는 하승진의 기세에 밀려 경기 내내 고전했고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승진에게 공이 투입되면 서장훈으로는 버거워 가드진에서 협력 수비를 펼쳤고 외곽의 정선규, 추승균에게 오픈 찬스가 생겼다. 정선규는 4차례의 3점슛 시도를 모두 적중시키며 쾌조의 슛 감각을 보였지만 추승균이 3차례 가운데 1번만 성공시켜 아쉬움을 남겼다.
하승진은 서장훈과 1대1로 맞붙었을 때 어김없이 슛을 적중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리바운드도 7개로 마이카 브랜드, 도널드 리틀과 함께 경기 최다를 기록했다.
골밑 자리 다툼에서도 서장훈을 쩔쩔 매게 만들며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서장훈은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시종 심판에게 항의하며 언짢은 감정을 표출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하승진과의 매치업에 서장훈은 전매 특허인 정확한 외곽슛으로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2점슛은 7개중 4개, 3점슛은 3개중 1개만 림에 꽂혔다.
역대 프로농구 전적 상 1승1패 뒤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4강에 진출할 확률이 90%에 이르지만 진화하는 하승진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전자랜드의 4강행이 밝지만은 않다.
반대로 KCC는 하승진을 정점으로 한 마이카 브랜드, 칼 미첼 3각 편대의 우세를 살려나가지 못한다면 4차전 기사회생을 장담할 수 없다.
누가 승리자가 되든 전자랜드-KCC의 플레이오프는 한국 농구의 센터 계보가 대물림되는 치열한 전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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