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탈당…민주 자중지란되나

정동영 탈당…민주 자중지란되나

기사승인 2009-04-10 2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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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정동영(DY) 전 통일부 장관이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4·29 재·보궐선거가 자칫 집안싸움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은 당초 전주 완산갑과 덕진에서 개혁공천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여세를 몰아 인천 부평을에서도 승리한 뒤 대여 투쟁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전주 두 곳에서 무소속 바람이 불고, 부평을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선거후 극심한 내홍에 빠질 전망이다.

◇전주, 집안싸움 우려=정 전 장관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덕진에서 무난히 당선될 것을 보인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전주선거가 공천 갈등을 겪은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완산갑에서 DY의 지원을 입은 무소속 후보가 등장할 수 있다. 이날 김형욱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완산갑 무소속 출마자는 4명으로 늘었다.

정 전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연대 가능성에 대해 "오늘 괴로운 심경으로 (무소속 출마)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전북지역의 한 의원은 "상황에 따라 DY가 당 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해 완산갑의 후보와 무소속 연대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DY가 완산갑에서 무소속 후보 지원유세를 해줄 경우 당선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덕진 공천자인 김근식 교수가 이른바 '386' 인사인데다 완산갑에 친노 인사인 이광철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을 경우 '친노·386 심판론'이 전주 민심을 파고들 수 있다. DY측근인 박영선 최규식 의원 등은 김 후보의 덕진 공천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DY 복당 추진,당권투쟁 전면전 불가피=정 전 장관이 탈당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당선 후 민주당 복당'을 언급한 것은 향후 당권투쟁을 알리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제 몸 위에 옷을 두르든 아니든 제 몸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복당 후 천정배 이종걸 등 비주류계가 DY와 합세할 경우 정 대표 및 수도권 386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간 전면적인 당권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의원은 벌써부터 "재·보선 승리를 위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부평을에서 패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당권싸움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홍영표 후보를 공천하기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도 부평을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4월 재·보선 이후 민주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면서 하반기에 손학규 전 대표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도 대거 복귀,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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