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재활용… 와인 필링 해 보셨어요?

와인의 재활용… 와인 필링 해 보셨어요?

기사승인 2009-04-20 19:57:01
[쿠키 사회] 고환율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향한 사랑은 식지않고 있다. 하지만 와인 한 병을 따서 한 번에 다 마시기는 쉽지 않다. 마시다 남은 와인을 냉장고에 넣어두지만 며칠만 지나면 와인은 풍미는 반감된다. 1주일이 지나면 아예 못마실 정도가 되고 만다. 이렇게 먹다남긴 와인을 활용하는 방법의 하나로 ‘와인 필링’이 인기다. 봄철 건조한 대기로 인해 하얗게 일어나는 피부 각질을 걷어내는데 유용한 것이 와인필링이다. 필링을 통해 묵은 각질층(죽은 세포)을 벗겨내면 피부재생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피부 노화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와인필링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타입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용하면 자칫 피부 ‘건강’이 아닌 ‘아픔’을 부를 수 있다. 또 먹다 남은 와인이라고 해서 모두 다 필링제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

과일산 함량 10% 이하가 필링용으로 안전

와인으로 만든 천연 필링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와인 안에 함유된 알파하이드록시산(AHA-Alpha Hydroxy Acid)때문이다. 일명 ‘과일산’이라고도 불리는 이 AHA 성분은 피부의 묵은 각질층을 벗겨내는 데 효과적이다. AHA를 사용하면 피부재생시스템이 강화되면서 피부노화 예방에도 도움된다. 하지만 각질층이 벗겨지면 동시에 각질 아래 있는 여린 피부세포는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AHA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일자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000년 NIH(미국립보건원)와 3년간 공동연구 끝에 ‘AHA 성분은 피부 각질층을 벗겨내는 미용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를 상하게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FDA는 AHA에 대한 규정을 만들었다. AHA가 함유된 제품의 성분 함량이 10%이하, 산도(PH) 3.5이상이 안전하다고 설명한 것.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현재 필링제를 비롯한 화장품 AHA 함량기준을 10%이하, 산도 3.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감성피부, 와인필링전 피부테스트는 필수

와인은 천연 필링제로 쓰이는 AHA를 함유하고 있는데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폴리페놀이 풍부해 피부 미용제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묵은 와인을 필링제로 쓰는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게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해야 피부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피부건강도 지킬 수 있는 것.

가장 조심해서 와인 필링을 해야 하는 피부타입은 민감성 피부다. 민감성 피부는 각질이 떨어져 나가는 주기가 정상 피부보다 짧아 각질층이 얇다. 이로 인해 수분 역시 부족해져 건성피부가 되기 쉽다. 따라서 무리하게 각질을 제거하는 필링을 자주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은 “와인필링을 할 경우 미리 팔에 테스트 해 본후 따가움과 피부가 붉게 변하는 증상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사용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별다른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으면, 소량으로 짧은 시간동안 가볍게 각질을 제거해 준다. 횟수는 2주에 1회 정도가 적당하다.

지성피부는 주 2∼3회도 괜찮아

건성피부는 수분이 부족해 각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더 그렇다. 하지만 건성피부인 사람은 각질제거가 아닌 보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실 건성피부에 하얗게 들뜨는 각질은 건강한 표피(피부표면)세포가 수분이 모자라 일어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성피부는 평소 충분히 보습을 해주고, 각질제거는 주 1회 정도로 가볍게 해준다. 또 소량을 사용한다. 특히 눈이나 입 주변 각질 제거는 피한다. 이 부위는 다른 부위에 비해 얇고 민감하기 때문이다.

피부가 지성일 경우에는 피지 분비가 활발해 늘 얼굴이 번들거린다. 번들거리는 얼굴을 만지면 각질로 인해 피부가 거칠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지성피부의 경우에는 각질을 수시로 제거해 막힌 모공을 열어주어야 피부가 건강해진다. 민감성 피부와 달리 그래야 피부 트러블이 적다. 주 2∼3회 정도 와인필링을 해도 무방하다. 단 피부 타입이 어떻든지 와인필링한 다음날에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15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외출해야 한다. 각질층을 벗겨낸 상태에서 자외선을 바로 쐬는 것은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요즘같이 자외선 지수가 점점 올라가는 날씨에는 더 그렇다.

와인 코르크 딴 뒤 1주일 뒤면 필링제로 활용 가능

이처럼 마시다 남은 와인을 피부필링에 쓸 때는 아무리 오래돼도 괜찮은 걸까. 와인의 생리에 대해 알면 답이 나온다.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하고 과발효돼 산도가 높아진다. 코르크로 다시 막아놓았다 하더라도 공기가 드나드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코르크를 딴 후에는 냉장고에 보관한다 하더라도 3∼5일이 한계다. 와인 펌프로 병속에 남은 공기를 빼내고 보관하면 1주일 정도는 괜찮다. 그 이상 되면 마시는 와인으로서는 생명이 다했다고 보면 된다. 이때가 바로 필링에 적합한 때다. 먹다 남은 와인을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다가 코르크를 따면 식초냄새가 확 풍길 때가 있다. 오랫동안 발효돼 식초가 된 것이다. 이 정도 됐다면 피부에 바르는 것은 사양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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