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오늘 경기 기억 안날 정도로 어리둥절”

허재 감독 “오늘 경기 기억 안날 정도로 어리둥절”

기사승인 2009-05-01 22:52:00

[쿠키 스포츠] “이렇게 좋은 날 왜 울어요. 웃어도 모자라지.”

선수 시절 ‘농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명성을 떨쳤던 허재(44) 감독은 전주 KCC의 지휘봉을 잡은지 4년만에 차지한 우승 트로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지도자들의 장점을 배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타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농구계의 속설을 깨뜨리며 시대를 풍미한 선수에서 정상을 차지한 지도자로 변신했다. 올 시즌은 허 감독과 KCC에겐 냉온탕을 오가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서장훈과 불화를 빚어 시즌 중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는 통에 제대로 된 팀 색깔을 내기가 어려웠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히던 KCC는 8연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려웠지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챔피언 타이틀마저 거머쥐었다.

허 감독은 “오늘 경기를 어떻게 꾸려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첫 우승에 어리둥절하다”며 기쁨을 나타내는 대목에선 줄줄 새는 초보 감독 티가 역력히 묻어났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끝까지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공로를 선수들에게 돌리는 대목에선 베테랑 감독 못지 않은 리더십이 엿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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