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는 경제난 등으로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74년 독일(당시 서독) 월드컵 때는 1차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82년 스페인 대회 때는 중국에 연장 접전 끝에 2대 4로 져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됐고, 86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일본에 밀려 1차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90년대 이후에도 월드컵 본선행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6개국이 겨루는 최종예선까지 올랐지만 최하위에 그쳤다. 94년 미국 월드컵 때도 최종예선 최하위를 기록했다. 12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에서 1승5패로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 2010 남아공 대회 예선에선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화 속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전력 상승을 이뤄내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고 중흥기를 선포했다.
오는 12월 본선 조 추첨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전망이 가능하지만 북한의 조별 리그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정대세를 전방에 포진시켜 역습을 노리는 원톱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어 유럽·남미의 강호들을 상대로는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 빈약한 백업 자원과 국제무대 경험 부족도 북한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하지만 44년만의 월드컵 본선이라는 성과에 고무돼 있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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