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단독 개회”vs “상임위 보이콧”… 한나라―민주 강경대치 속 거센 비난전

“국회 단독 개회”vs “상임위 보이콧”… 한나라―민주 강경대치 속 거센 비난전

기사승인 2009-06-24 2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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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6월 임시국회 개회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예정대로 26일 임시국회 단독 개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4당 대표들은 26일 긴급회동을 갖는 등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여야는 24일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뭍밑 접촉을 가졌지만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대신 거센 비난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의 점거 농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 절차와 다수결 원리를 무시하고 소수폭력과 국회 점거 농성을 상습적으로 하는 비민주적 정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은 집권당 시절인 17대 국회에서 7번이나 단독 국회를 열었다"면서 "한나라당은 이제 국민의 안위와 민생을 위해서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왜 (국회에) 들어오기도 전에 비정규직법 처리도 못하게 저렇게 본회의장 앞을 점거하느냐"며 "국회에 들어와서 협상을 하다가 강력한 저항 의사를 보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단독 국회를 강행하려는 근본적 목표는 오직 미디어법 처리"라며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 강경파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민노당 의원들은 야4당 대표회담 결과 등에 따라 26일 이후 농성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단독 국회 소집은 국민이 아니라 언론 악법과 정국의 국면 전환, 당내 문제 해결 등 여권 스스로를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결의를 다졌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2004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우리가 추진한 '4대 개혁 입법'을 두고 53일간 장외투쟁하면서 국회를 무력화시켰다"며 "분명히 국민적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미디어법의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 대신 비정규직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 간 논의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민생 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비정규직법과 언론 악법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며 "비정규직법안은 민생 법안이기 때문에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여의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비정규직법 5자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3년 유예안'을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여야 지도부 입장에서는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을 뒤집어 쓸 수 있어 막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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