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기업 연일 ‘서프라이즈’…불황탈출 시작됐나

국내외 주요 기업 연일 ‘서프라이즈’…불황탈출 시작됐나

기사승인 2009-07-17 21:07:00

[쿠키 경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완연하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고 연말까지는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개선은 경기 반등이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수요 회복보다는 최악의 경영 환경에서 기업들이 ‘마른 수건을 쥐어짠 비용감축 효과’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 IT·금융기업 깜짝 실적=CNN머니는 16일(현지시간) 대표적 IT 업체인 인텔, 구글, IBM이 2분기 실적에서 3연승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IBM은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31억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2.32달러로 전문가 예상(2.02달러)을 웃돌았다.

구글의 2분기 실적도 좋다. 순이익이 1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매출도 2.9% 늘어난 5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업계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인텔의 실적 역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매출이 80억달러로 예상치 72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3억98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결정에 따른 벌금을 빼면 10억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PC 제조사들이 수요 회복을 기대하면서 칩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더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회사들도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순이익이 34억달러로 전년보다 65% 급등했다. JP모건도 순이익이 27억달러로 36%나 늘었으며 매출도 분기 사상 최대인 277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낙관론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경제의 자유낙하는 멈췄지만 아직도 노동, 주택시장 등에선 취약한 부분이 많아 경기부양책을 계속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앤드류 바텔스도 “IT 업종은 4분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조조정기 적자생존이라는 측면이 강해서 섣불리 회복을 확신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 PNC웰스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 빌 스톤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은 대부분 비용 감축에 기인한 것으로 매출이 늘어난 업체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의 서프라이즈 행진 배경은=국내 대표 기업들의 놀라운 2분기 성적은 LCD 등 일부 제품 수요가 살아난 데다 유리한 환율과 비용절감 영향이 크다. LG화학이 2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세계적인 LCD TV 수요 증가로 편광판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분기에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LG디스플레이도 LCD TV 수요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TV와 휴대전화 부문의 판매 호조가 계속되는 데다 반도체와 LCD 업황까지 개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조2000억∼2조6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잠정치를 발표했던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휴대전화, TV, 생활가전이 모두 잘 팔리면서 분기 최대 영업이익(9000억원대)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