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20분쯤 경복궁에서 시청 방향으로 가던 전모(66)씨의 택시가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던 중 3차로에서 달리던 승용차 우측 앞 범퍼와 부딪치는 사고를 냈다. 이 바람에 택시가 광화문광장 ‘플라워카펫’ 안으로 20여m나 돌진했다.
휴일 오전이라 광장에 시민들이 많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훼손된 화단만 수습하고 별 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3일 사고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야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이광세 토목부장은 “다각도로 시민안전을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광장 경계에 배치된 화단 간격을 현재 2∼3m에서 1.5∼2m로 촘촘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전요원을 3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화단 간격만 좁혀서는 안전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화문광장의 도로와의 경계턱이 15㎝에 불과해 돌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부장은 “장기적으로 경계턱을 높이거나,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집회 허용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3일 오전 집회를 불허하는 광장 조례안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 10명을 연행했다. 광화문광장 집회에 경찰이 강경대응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집회 참석자들이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고, 정치적 발언도 해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행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었을 뿐인데 경찰이 자의적으로 불법 집회로 해석했다”며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시민의 통행을 막지 않았고, 광장 시설물을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시와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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