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100살 은행나무 어디로 갔을까

세종로 100살 은행나무 어디로 갔을까

기사승인 2009-08-07 2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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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 광화문광장 자리에 있던 세종로 은행나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광화문광장이 조성되기 전 세종로 중앙분리대에 심어져 있던 은행나무 29그루의 행방에 대해 시민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광장을 만들면서 은행나무들이 몽땅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7일 은행나무의 행방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정부중앙청사와 문화관광부 앞에 옮겨 심었다"고 밝혔다. 100살짜리 최고령 은행나무 등 15그루는 문화관광부 인근 시민열린마당 앞 보도에, 나머지 14그루는 정부중앙청사 앞에 심었다는 것.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시책사업부 황규천 팀장은 "이식 후 6개월이 지나 지금은 나무들이 새 토양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말했다.

나무 1그루를 옮겨 심는데는 10t 크레인 2대와 덤프트럭 1대가 동원됐다. 7억여원의 예산과 25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1주일 동안 옮긴 나무의 평균 무게는 25t에 달했다.

은행나무들은 약 100년간 광화문에 서 있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 조선시대 육조거리 중심축을 훼손하기 위해 처음 심어지기 시작해 적게는 50년, 많게는 100년의 세월을 보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은행나무들은 12∼13m 높이에 잎이 울창해지며 메마른 도시 안에서 시민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고, 세종로의 상징물로 인식돼 왔다.

세종로 은행나무가 옮겨간 정부중앙청사 부근을 오가는 시민들에게는 또다른 의문이 생겼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일반 은행나무와 판이하게 다른 은행나무 여러 그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주간이 쭉 뻗은 일반 은행나무와 달리 새 은행나무는 성인 키 높이쯤부터 가지들이 좌우로 뻗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황 팀장은 "일반 보도에 심어진 은행나무들은 시민 통행에 장애를 주지 않도록 줄기 중간에 나오는 가지를 수시로 잘라낸다"며 "반면 세종로 은행나무는 사람들의 통행이 없어 오랫동안 가지를 치지 않아 모양이 다르다"고 말했다.

세종로 은행나무가 이사 가면서 원래 청사 부근에 심어져 있던 은행나무들은 서울 방화동 서울시서남물재생센터 공원으로 줄줄이 '보따리를 쌌다'고 그는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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