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해도 느낀다”…시각장애인 위한 시집 발간

“보지 못해도 느낀다”…시각장애인 위한 시집 발간

기사승인 2009-09-04 17:12:00
[쿠키 사회]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4) 박사는 “야구도 운전도 못하는 아빠가 무능해 보였다”는 어린 아들의 말에 “아빠는 불을 끄고도 너희에게 성경을 읽어줄 수 있단다”라고 말했다. 이후 강 박사의 두 아들은 커서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와 오바마 대통령 입법관계 특보가 됐다. 이들은 ‘아버지가 어둠 속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생애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고 있다.

점자로 된 시집이 출간돼 앞을 못보는 장애인들이 유명 시를 스스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자녀들에게도 마음껏 시를 읽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은 ‘점자판 500 시선집’을 펴냈다고 4일 밝혔다. 시집에는 고은 김용택 도종환 김소월 김춘수 안도현 이해인 등 국내 유명 시인 100명의 시 500편이 담겨 있다. 여기엔 ‘제망매가’ ‘청산별곡’ ‘황조가’ 등 옛시도 포함됐다. 모두 10권으로 각 권에 50편씩 묶었다.

도서관 측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헬렌켈러복지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점자시집 발간에 나서 1년 만에 결실을 봤다. 모두 200질을 만든 도서관측은 이 시집을 도내 특수학교와 복지시설, 특수 도서관 등과 원하는 시민에게 선착순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063-288-9083).

시각장애인이자 전주시 의원인 송경태 관장은 “앞을 보지 못하는 친구들이 아름답고 진실한 시를 읽으며 삶의 희망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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