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사고 안 당하려면 수술전 안전시스템 꼼꼼히 살펴라

성형수술 사고 안 당하려면 수술전 안전시스템 꼼꼼히 살펴라

기사승인 2009-09-25 16:59:01
[쿠키 건강] 최근 부산 D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성형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성형수술은 원래 위험한 것이라는 괴담도 떠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병원 내 감염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병원내 안전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늘어간다.

성형외과 수술은 위험한 것일까? 모든 수술이 그렇듯 수술의 안전성을 위해 ‘살균 소독 시스템’ ‘ 마취 안정성’ 등에 대한 정확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의료사고는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 병원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환자 본인이 ‘안전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성형수술 전 안전시스템 점검 필수!

성형수술에 앞서 수술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점검은 필수적이다.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병원의 몫이지만, 환자도 불안감을 가진 채 수술대 위에 누워서만은 안된다. 병원 내 어떤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지,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 방에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는지, 집도의가 전문의인지, 수술 후 마취 회복실에서 안전하게 깨어났는지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 현재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은 ‘수술 후 미용효과’ ‘비용’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병원 쇼핑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안전시설에 대한 비교·점검은 철저하지 않은 편이다.

실제 얼굴뼈 수술 전문 아이디병원이 지난 8월 4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형 고려시 고민되는 문제’ 에 대한 분석결과 ‘수술 후 미용 효과’ ‘비용’ ‘회복기간’ 등은 85%에 달하는 반면 안전성에 대한 고려 내용은 15% 에 불과했다. 특히 수술 후 외모 만족도가 가장 많은 51%에 달해 성형이 ‘수술’이라는 인식보다 외모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환자들의 경우 안전은 병원이 알아서 책임진다고 생각하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병원 내 안전시설은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 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특히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고, 의료진 수가 적은 개원병원 특성상 안전시설 확충이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진과 의료도구, 수술 방 내 청정 시스템 등은 감염 위험 없는 안전한 수술에 필수적이다.

#무균 에어샤워 도입, 수술 중 감염 우려 줄여.

수술 시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술 방 내 청결을 비롯해 의료장비 소독, 환자와 의료진의 청결 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 수술 시 사용되는 기구 소독, 약품 확인, 수술실 위생상태 점검은 필수적이다. 수술과정 중 의료진의 위생수칙 준수 체크, 무균 에어샤워 시스템으로 환자의 신체 또한 청결히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진 무균 에어샤워 외에도 환자와 의료진, 주변 환경 모두 소독 관리가 되기 때문에 수술 중 감염률을 0.1%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의료진이나 환자가 수술 전 밀폐된 소독실에서 에어로 구석구석을 살균하는 무균 에어샤워 소독 시스템은 환자나, 의료진, 수술복 등 세균이 존재할 말한 모든 곳을 무균 소독하는 기능을 한다. 살균상태로 수술 집도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전성이 크게 높아지지만, 시설 확충이 쉽지 않다. 주로 수술 환자의 감염 방지를 위해 대학병원급의 대형병원에서도 주로 인공관절 등 특수한 질환에만 적용하는 시설이다. 무균상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지만 일정한 공간과 고급 시설을 갖춰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개원병원에서 시설을 갖추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이디병원 박상훈 원장은 “수술에 있어 무균 에어샤워 시설은 세균감염 위험으로부터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라 새 병원 신축 당시 설비를 마련했다”며 “그러나 병원 자체 건물이 아닌 빌딩 내 임대 병원인 것이 대부분인 개원병원 특성상 구조적 문제 등으로 설비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수술 안전을 위해서는 제세동기, 이산화탄소 측정시스템, 압력 감지마취기처럼 대학병원 응급실 수준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만 수술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수술실에 긴급 수혈팩을 갖추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 번 해동된 혈액은 그날 쓰지 않는 경우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병원에서 수혈 팩을 갖추는 일은 쉽지 않다. 박 원장은 “얼굴뼈 수술의 경우 과다출혈 등으로 수혈이 필요한 경우는 지난 5년간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1% 미만의 상황에서도 환자가 적절히 수혈을 받아 만약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병원 입장에서 부담이 크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취과 전문의는 반드시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함께 해야!

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마취과 전문의의 병원 상주가 매우 중요하다. 마취는 수술 시 환자의 통증과 공포를 없애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의학적으로는 환자가 고통을 느끼는 수술과정을 무의식적인 가사상태로 만들어 고통과정을 알지 못하게 하는 시술이다. 마취는 수술을 가능하게 하고 유지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셈이다.

수술 중 마취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특히 성형외과에서 전신마취와 관련된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해외의 경우 개인병원에서 전문마취 수술을 엄격히 제한하는데 반해 국내 전신마취 실태는 크게 다르다. 국내 마취과 전문의는 3000여명 정도로 의료계에서 필요한 수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전국 800여개 성형외과 중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하는 병원은 100곳에 달한다. 그러나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5개 내외에 그친다. 나머지 90% 이상의 병원은 수술 시 출장마취과의사(프리랜서)에 의지하는 상황이다. 마취과 전문의의 절대적 부족과 함께 병원에 상주하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큰 것도 이유다. 실제 수술 횟수가 적은 개인 병원인 경우 하루 1, 2번 마취를 위해 마취과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이 병원경영의 손실로 작용한다.

그러나 수술이 핵심인 성형외과 특성상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취제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의 위험성과 더불어 수술 중 환자의 혈압과 체온 등의 변화를 비롯한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이완되는 마취제를 쓰는 경우 수술 직후 기도확보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환자의 상태를 미처 체크하지 못한다면 기도 폐쇄를 모른 채 방치할 수 있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또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의 경우 환자의 상태를 미리 체크할 기회 없이 수술 시작 전 의원에 도착해 바로 수술 투입, 수술 후 바로 다른 의원으로 출장을 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환자 안전관리에 구멍이 생길 위험이 크다. 마취과 전문의는 수술 중 응급사고에 대비해 수술 후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관리감독해야 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가 심각하다.
성형외과 수술 시 마취과전문의 상주 여부는 중요한 안전기준이 되는 셈이다.

아이디병원 마취과전문의 김계완 원장은 “전신마취의 경우 마취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가 수술 전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적절한 마취제를 사용하고, 수술 중에는 환자의 산소포화도, 심혈관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술 후 환자 의식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며 “특히 수술 시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환자 1인 당 마취과 전문의 1명이 전담 관리하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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